[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격리된 장병에게 일반 장병과 똑같은 수준의 배식이 보장된다. 격리 기간 이용이 제한됐던 군부대 매점(PX)도 카톡으로 주문해 일부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가 최근 불거진 코로나19 격리 장병 부실급식과 과잉방역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제11차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대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김성준 인사복지실장은 브리핑에서 "'정량 및 균형배식'의 기본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간부 중심 배식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며 격리 장병에게 일반 장병과 똑같은 수준의 배식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격리 장병에게는 돼지·닭·오리고기 등의 선호품목을 약 10% 증량하고, 부대별로 된장찌개에 넣는 우삼겹, 스파게티와 함께 제공하는 마늘빵 등을 구매하는 자율운영부식비를 인상하기로 했다. 참치캔, 짜장·카레 소스, 컵라면 등 비상부식과 간식도 적극 활용한다.
또 격리 기간 제한됐던 PX도 일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격리 장병은 격리 기간 사용이 어려운 PX를 사전에 신청을 받아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이를 격리장소에서 배달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소요되는 70∼80억원 정도의 추가 예산은 일부 비선호 품목에 대한 감량과 기존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군 장병들의 1인당 하루 기본 급식비를 올해 8790원에서 내년까지 1만500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본 급식비 1만500원 인상은 한끼당 3500원 수준이다. 올해 기본급식비는 8790원으로, 한끼당 급식 비용은 2930원이었다. 하루 급식비를 비율로 따지면 19.5% 정도 인상하는 것이다.
특히 장병들이 선호하는 육류 등 선호품목을 약 10% 증량하고, 부대별로 필요한 식재료를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자율운영부식비의 운영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한 정상 급식이 어려운 상황을 대비해 참치캔과 곰탕, 짜장·카레소스 등의 '비상부식', 컵라면 등 증식을 대체식으로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신세계 장병들의 변화된 생활 패턴과 취향을 고려해 아침과 점심을 통합한 브런치 제공과 배달음식·푸드트럭 등 급식혁신사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월 1회 제공되는 브런치를 주 1회로 늘리고, 배달음식 등은 연 4회에서 월 1회로 확대 검토하기로 했다. 급식률이 낮은 조식에 시리얼과 토스트, 커피, 과일 등이나 과 간편식 국, 김치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간편 뷔페식' 조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육군 부사관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병영식당 민간위탁 사업도 내년부터 육군훈련소를 비롯한 각 군 신병교육훈련기관으로 확대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격리 여건 보장을 위해 중대급 생활관 단위별로 휴가를 시행해 같은 중대원이 함께 휴가를 다녀와서 함께 격리할 수 있도록 해 기존의 생활여건과 편의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했다. 김성준 실장은 "중대급 등 건제단위 휴가를 5월10일부터 시행해 휴가복귀 후에도 현 병영생활관에서 예방적 격리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휴가 통제비율인 병력의 20%를 유지하되 생활관 구조에 따라 중대 단위로 휴가가 가능한 부대는 35% 이내까지 휴가 비율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신병훈련교육기관의 샤워 컨테이너, 이동식 화장실, 옥외 세면장 등으로 신속하게 확보해 부족한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보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긴급한 용변 해결을 보장하고 취침 시 마스크는 원하는 장병만 착용하도록 하는 등 인권침해 요소는 즉시 개선 조치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신고자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휴대전화 앱 기반의 신고 채널 신설과 함께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마친 인원에 대해서는 예방적 격리와 검사 등을 완화하는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제11차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