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팬데믹에 의한 경기침체(Pandemic Recession)’를 극복하기 위한 경기부양책을 쏟아내면서 경기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 과잉에 따른 자산 시장의 과열양상이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특히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모든 자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산 버블에 대한 경계심이 두드러지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팬데믹과 최대의 유동성이 만들어낸 버블현상을 목전에 두고 <뉴스토마토>는 15주년 창간기획으로 ‘거품 리스크’를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주)
◇'커지는 버블 경고등' 글 싣는 순서
①주식·부동산·암호화폐 등 자산 전부 올랐다
②유동성의 힘…파티는 계속될 수 없다
③버블 위기 가능성…일본 불황의 '교훈'
④버블 붕괴는 시간문제…전문가들 "자산 급락 대비해야"
[뉴스토마토 정서윤·이정하·조용훈·용윤신 기자] 코로나19 이후 고조되고 있는 자산 가격 거품(버블) 현상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자산 시장별 급락 가능성’에 대비해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30 젊은 세대가 대출을 통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등 대출규제와 더불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다만, 모든 자산을 거품으로 볼 수 없는 만큼, 자산별 선택적 전략을 펼쳐야한다는 조언이다.
10일 <뉴스토마토>가 6인의 경제 전문가를 인터뷰한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 등 정부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특히 모든 자산을 동일하게 볼 수 없어 자산별 선택적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일반적인 주식이나 부동산이 거품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암호화폐는 자금 세탁 문제가 크다. 규제에 따른 실제 가치의 변동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성 교수는 국내외 자산 거품 붕괴 가능성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시점이 오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고 현금창출 능력 자체가 떨어지는 형태의 자산 가격이 급변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 급락 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대출에 의존해 투자한 경우"라며 "대출을 통해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의 영향으로 급등했다고 생각하는 투자가를 제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최근 자산시장이 오른 것은 맞지만, 거품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유동성이 풀리며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는 부정하지 않았다.
김소영 교수는 "사람들이 올라간다고 기대했다가 그 기대가 없어지면 떨어질 것"이라며 "그 시점에 유동성이 빠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지면 거품이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자산별로 다르지만, 거품이 꺼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특히 비트코인 같은 경우에는 거품 붕괴 가능성이 훨씬 크다. 가격이 더 급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주식과 부동산은 거품이지만, 암호화폐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부동산, 주식 자산가격의 거품과는 구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품이 꺼질 가능성을 놓고 미리 관리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관리 등 착실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30 세대들이 대출까지 하면서 투자를 하는데, 이것은 굉장한 리스크"라고 지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암호화폐가 과열 양상이나, 주식과 부동산 시장 등의 가격 상승은 단순히 버블로만 평가하기에는 이른다고 평했다.
코로나 이후 여러가지 사회적·경제적 변화가 있어 주식 시장 상황을 버블로만 취급하긴 어렵다는 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자산별로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그는 "모든 자산시장이 동일한 잣대라기보다는 선택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규제를 하는 등 톤 다운시킬 수 있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부동산은 버블이며, 암호화폐도 버블에 가깝다”며 “주식은 버블이라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주택 공급을 늘리는 등의 정부 대응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가 좋지 않은데 자산 시장이 부풀어 오르는 것은 근본 가치, 실물이랑 많이 괴리돼 있다. 그런 면에 있어서는 거품이라고 보여진다"고 봤다.
정 교수는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 확 터져버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한데, 이 상태에서 더 위험한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최근 나오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 시장이 대출을 많이 내서 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거품이 끼어 있다는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담합하는 행위를 못하게 하는 법과 주식 시장에서의 조세 강화, 대출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자산거품 현상에 대해 6인의 경제 전문가를 인터뷰한 결과 다수의 전문가들이 대출 규제 등의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정서윤·이정하·조용훈·용윤신 기자 tyvodlo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