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학교 내 성폭력과 성희롱을 폭로하는 '스쿨미투' 발생 학교의 이름이 여전히 비공개로 머물자 학부모들이 공개를 촉구했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1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법원 판결 무시한 스쿨미투 정보은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의 주된 요구는 스쿨미투가 벌어진 학교명 공개였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성폭력·성희롱 사건의 교내 처리결과를 공개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시교육청은 2심까지 패소한 바 있다. 원고가 촉구한 정보 중 가해 교사의 성명을 빼고는 전부 공개해야 하지만 여전히 학교 이름을 가린다는 게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시교육청은 지난 1월에 지난해 스쿨미투 처리 결과 공개, 정치하는엄마들이 지난 3월 청구한 2018~2020년 처리 결과 공개에서 모두 학교명을 가렸다. 다른 정보에다가 학교 이름을 취합하면 인물을 특정할 수 있다는 이유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이번 정보공개청구를 통해서도 수많은 성범죄 연루 교사들에 대한 징계가 과연 잘 이루어졌는지 알 길은 없다"면서 "학생과 시민은 학교명은 물론 구체적인 가해 정황조차 알 수 없는 사건개요로 인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에서 성폭력으로 징계받은 교사는 37%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사건이 은폐·축소되진 않았는지, 가해교사가 다시 돌아오진 않았는지, 합당한 처벌을 받았는지 여전히 깜깜이"라고 말했다.
정치하는엄마들에서 활동하는 류하경 변호사도 "강제집행해서 법원 직원 데리고 들어가 자료를 뺏어와야 하는가"라며 "이토록 가해자를 비호하는 걸 보니 감사를 부실하게 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교육감이 이렇게 공무수행하는데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느냐"며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은 요지부동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재판 사안이었던 2018년 스쿨미투의 경우 정치하는엄마들이 애초에 학교명을 먼저 제시했기 때문에 판결에서 공개하라고 한 정보에 학교명이 포함되지 않는다"라면서 "가해자를 알아내는 것보다는 사안을 신속하고 정확히 처리하고 은폐·축소되지 않게 조사해 합당한 징계가 가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전국 교육청들과 교육부에도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전국 17개 교육청 중 학교명을 드러낸 곳은 광주시교육청과 제주도교육청 밖에 없었다. 교육부는 정보 제공 주체가 교육청이라고 공을 돌렸다.
정치하는엄마들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스쿨미투 연루 교사는 469명이었으며 이 중에서 서울 지역이 187명으로 40%를 차지했다. 뒤이어 △인천 70명 △광주 49명 △경기 24명 △부산 22명 △충남·충북은 각각 20명 △대구·대전은 각각 15명 △전북 13명 △경남 11명 △강원 7명 △경북·전남 각각 5명 △울산 3명 △세종 2명 △제주 1명 순이다.
학부모 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1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조희연 교육감이 스쿨미투 가해교사를 비호한다는 내용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