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초선 바람'을 불러 일으킨 김웅 의원이 '새 인물론'을 내세우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과거로 회귀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우리와 국민을 가로 막고 있는 장애물"이라며 "지금 국민이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은 불가역적인 변화"라고 밝혔다. 초선 의원 중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은 김 의원이 처음으로, 조해진·홍문표·윤영석·주호영·조경태 의원에 이어 6번째다.
김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변화는 당의 얼굴에서 시작된다"며 "새로운 인물 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14일 의원 총회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초선 당 대표론'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그는 "문재인 정권의 추악한 내로남불에도 우리 국민의힘은 외면 받았다"며 "그 것은 바로 우리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따뜻한 보수'가 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가야 할 곳은 높은 정상이 아니다"며 "우리가 가야 할 곳은 노동자가 철판에 깔려 죽은 현장이고 임대 전단지가 날리는 빈 상가이며 삼각 김밥으로 한 끼 때우고 콜을 기다리는 편의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핵심 공약으로 △공천 철칙 확립 △청년 공천 30% 할당 △엔지니어링 정당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 설립을 제시했다. 최우선 개혁 과제로는 공천 개혁을 꼽았다. 그는 "계파 정치나 호떡 공천이라고 불리는 낡은 정치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천 철칙이 필요하다"며 "공천관리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설치해 장기간의 후보 적합도, 경쟁력 조사를 통해 공천이 결정되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절대로 개입할 수 없는 공천룰을 확립하고, 저부터 공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다음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의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20~39세의 청년에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 공천의 30%를 할당할 것도 약속했다. 이를 위해 25세로 돼 있는 공직 선거법상 피선거권 나이를 20세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다음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하는 등 자기 희생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청년 정치인 생태계 조성 방법으로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을 설립,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청년 정치인을 지원하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이 기금을 활용해 청년들이 정책을 개발하고 정치인으로 성장 할 수 있는 물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야권 대권 주자로 유력하게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결국 당에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출마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은 전당대회가 끝나고 빨리 들어와야 한다"며 "우리 당의 적극 지지층과 윤 전 총장의 지지층이 겹치기 때문에 제 3지대에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선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당에 들어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과거 막말 등 그런 말들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하고 상처 받은 분들에게 사과를 하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복당을 반대하는 것이 맞지만, 사과 등을 할 경우 길을 열어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선 양 당 합당 대신 대선을 앞두고 최종 후보 단일화 방식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다.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안 대표를 만나 의향과 생각을 나눠볼 것"이라며 "나중에 단일화 과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다음달 11일 치러진다. 후보 등록은 오는 22일부터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사진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