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라이브 커머스가 온라인 유통가를 휩쓸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움트기 시작한 이 시장이 2년 내 10조원 수준으로 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에 주요 IT 플랫폼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라이브 커머스의 주 시청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네쇼라(네이버쇼핑라이브)', '카쇼라(카카오쇼핑라이브)', '배쇼라(배민쇼핑라이브)' 등은 이미 일상이 된 지 오래다.
IT업계에서 쇼핑라이브는 지난해 3월 네이버(
NAVER(035420))가 셀렉티브(현 쇼핑라이브)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할 무렵인 3월 말 오프라인 판매자들이 비대면 환경에 적응하고 새롭게 온라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이 '라이브 커머스 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한 달에 걸쳐 올릴 수 있는 매출을 라이브 커머스에서는 한 시간 만에도 달성이 가능했다. 네이버는 다양한 성공 사례들에 고무돼 같은 해 7월 '쇼핑라이브' 서비스를 정식으로 출시했다.
네이버의 쇼핑라이브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SME)들을 돕기 위해 출발했던 만큼, 누구나 라이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별도의 스튜디오나 전문 장비가 없어도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라이브 방송이 가능하다. 고객과의 실시간 채팅, 상품 사전 태깅, URL 공유 기능, 해당 스토어 소식 받기 설정, 단골 고객에게 방송 전 푸시알림, 라이브 종료 후 라이브 통계 리포트 제공 등의 서비스를 통해 판매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 메인 화면 갈무리. 대형 유통업체 뿐 아니라 개인 판매자들도 쇼핑라이브를 진행할 수 있다. 사진/네이버쇼핑라이브 캡처
SME를 적극 끌어안은 네이버의 시도는 수치로도 성과가 증명됐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네이버 쇼핑라이브 누적 시청뷰는 1억7000만뷰, 누적 구매자 수는 170만명에 달했다. 전체 판매자 중 SME 비중은 85%로 확인됐다.
네이버는 SME를 쇼핑라이브 성장의 주력으로 삼는 동시에 예능형 콘텐츠를 접목시킨 신선한 콘텐츠 커머스로 강화하며 새로운 쇼핑 트렌드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 진행된
넷마블(251270)의 게임 신작 '제2의 나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 대표적이다. 넷마블에 따르면 제2의 나라 쇼핑라이브는 실시간 시청자 수가 최대 14만명을 돌파했고, 시청자들이 방송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는 하트는 30만개를 넘어섰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쇼핑라이브는 네이버의 방대한 트래픽과 커머스,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콘텐츠 자산과 라이브 기술을 한데 모은 결정체"라며 "향후 인플루언서, 플러스 멤버십과의 연계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온라인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카카오(035720)는 유명 브랜드를 중심으로 라이브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베타서비스로 첫 선을 보인 후 같은 해 10월 정식 서비스 론칭을 한 카카오 쇼핑라이브는 본사의 엄격한 관리 아래 진행된다. 소위 '네임드' 브랜드를 라이브 콘텐츠로 선택, 카카오머머스 본사에 설치된 스튜디오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다. 전문 인프라 구축을 통해 방송 퀄리티를 보장하겠다는 의도다.
카카오의 강점은 국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과의 시너지에서 발생한다. 지난 3월에는 카카오톡의 별도 탭을 통해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쇼핑'에 카카오쇼핑라이브를 배치, 이용자의 접근성을 한층 더 개선시켰다. 이에 힘입어 카카오쇼핑라이브는 누적 시청자 수 5000만명 돌파, 방송 당 브랜드 평균 거래액 1억원 달성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카카오는 카카오쇼핑라이브 누적 시청자 수 5000만 돌파 기념으로 '쇼-프라이즈 위크'를 진행한다. 사진/카카오커머스
카카오는 현재 하루 최대 5회인 방송 횟수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브랜드 파트너가 직접 방송을 제작하는 형태로 외연을 확장하려 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전반적인 방송의 틀은 카카오가 통제한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엄선한 상품을 토대로 차별화된 콘텐츠 방송을 해 회당 집객 효과가 압도적인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다양한 협업을 통해 규모 있는 거래액을 창출하는 독자적 신규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푸드테크 기업으로의 전방위 확대를 표방한 배달의 민족도 라이브 커머스 띄우기에 한창이다. 지난 3월 배달앱 최초로 론칭한 배민쇼핑라이브는 한 달 만에 평균 시청자 수 4만명을 넘겼다. 퀴즈쇼, 먹방, 사장님 스토리 등 다양한 방송 콘텐츠 구성과 유명 인플루언서 출연으로 방송당 좋아요 수가 평균 6만~7만개에 이른다. 주 시청층인 2030 세대를 타깃으로 배민만의 'B급 감성'을 담아낸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배민 앱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식품 기업이나 지역 맛집들 역시 신제품 홍보 채널로 배민 쇼핑라이브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배민의 인기 맛집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재탄생시킨 '배민의 발견'도 배쇼라를 통해 소개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