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어려워 까다로운 '소아 충수염'

위장질환과 초기 증상 유사…시기 놓치면 장기 절제까지

입력 : 2021-05-25 오후 4:50:00
소아충수염 단일공수술을 한 소아 환자 복부. 사진/고대 안산병원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배가 아프다고 아이가 울면 부모는 왜 아픈지 걱정이 든다. '먹은 음식이 잘 소화가 되지 않은 건 아닐까?' 또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은 아닐지 고민하게 된다.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의 부모는 더욱 속이 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섣부른 부모의 판단은 자칫 아이에게 응급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배가 아프다고 즉시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아이의 복통은 스트레스와 같은 심리적인 이유인 경우가 많다. 복통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완화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충수염'은 초기에 위장질환과 비슷한 복통,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소아, 청소년에게 발생 비율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충수염 환자의 19.7%가 20세 미만 환자였다.
 
충수염은 맹장 끝에 달린 충수돌기 주변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딱딱하게 굳어진 대변 덩어리나 림프소포가 과증식 되어 맹장에서 충수로 넘어가는 길을 막아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충수염은 대부분 복통을 유발하는데 배꼽 근처 복부 중간에서 시작해 오른쪽 아래 부위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마다 충수돌기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우측 옆구리가 아플 수도 있다. 특히 소아의 경우 복부 전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의 위치를 식별할 수 없는 어린아이는 짜증을 심하게 내거나 기운이 없을 수도 있다. 통증이 시작되면 구토가 발생하고 식욕이 없어지고, 미열에서 고열이 나타난다.
 
충수염은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또는 복부 CT 등으로 진단하고 대부분 수술을 통해 절제하는데 초기에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터질 경우 복부 내 장기가 감염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조기진단이 필요하다. 부모 입장에선 어린아이가 수술을 받아도 되는지 걱정이 많겠지만 장이 짧은 소아의 경우 시기를 놓치면 장기를 절제해야 할 수도 있어 정확한 전문의의 진단과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 
 
오채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소아의 경우 자라면서 수술 흉터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배꼽만을 통해 내부를 보며 시행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이 보통 3개의 구멍을 통해 수술하는 복강경 수술보다 수술 시간도 짧아지고 회복도 빠르다"라며 "소아는 성인과 신체의 대사과정, 성숙도, 손상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세심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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