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그동안 감소 추세를 보였던 카드사 영업 점포수가 반등하고 있다. 주요 사업이었던 지급결제 및 카드대출 부문 수익 악화가 예상되면서 할부금융 영업을 강화한 탓이다.
25일 금융감독원 및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영업 점포수는 194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5.4%(10곳) 늘었다. 올 연말까지 카드사 점포수가 6개 이상 늘면 200개를 돌파한다. 2019년 말 이후 무너졌던 200대 수준을 다시 회복할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기준 44개로 전년 대비 41.9% 증가했다. 새롭게 마련한 영엄 점포는 경기 4곳, 서울 3곳, 대전 1곳, 부산 1곳, 경남 1곳, 대구 1곳, 충북 1곳, 충남 1곳 등이다. 수도권 위주로 신규 점포가 크게 늘었다.
캐피탈 지점 위주로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캐피탈 지점은 자동차금융 전문 영업점이다. 지난해와 올해 각각 6개, 5개 추가 신설됐다. 현재는 20개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우리카드는 앞으로도 캐피탈 점포 위주로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운수, 물류, 렌터카 업체 등 대형 법인과 수입차 딜러사와 제휴 영업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할부금융, 리스, 레터카 전 상품에서 지속적인 자산과 매출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도 점포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7.8% 증가한 23개를 기록했다. 새롭게 늘어난 점포 구역은 경기 2곳, 전라 1곳, 광주 1곳, 대구 1곳, 경상 1곳 등이다. 지난해 3분기 광주에서 첫 점포가 개설됐지만 대전에선 1곳이 줄었다. 지역별 세분화한 영업 전략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점포수를 조정했다는 게 롯데카드 측 설명이다.
이처럼 중소형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등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본 사업인 지급결제 및 카드대출 수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간편결제 사용이 늘어나면서 카드 사용은 위축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결제 이용액은 87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3%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액은 전년 대비 41.7% 증가한 4492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현재 논의 중인 카드 수수료 인하까지 시행되면 내년에는 수익이 더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드대출 사업 전망도 어둡다. 오는 7월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인하되면서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카드대출 이용 고객층이 한정돼 수익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중대형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앞서 대거 점포수를 축소한 이후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국민카드는 1분기 영업 점포수가 각각 28개, 39개로 전년과 같았다. 삼성카드는 전년 대비 2곳 감소한 20곳의 영업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대카드는 전년 대비 1곳 증가한 32개, 하나카드는 7개 감소한 8개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등 오프라인 영업을 강화하면서 영업 점포수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