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채식 단체들이 육식의 해악을 흡연과 동격으로 놓으면서 국내 사회에 채식을 촉구했다.
한국채식연합·'비건 세상을 위한 시민 모임'은 3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이날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금연의 날이라는 점을 겨냥해 흡연과 육식 모두를 끊을 것을 사회에 요구했다. 행사 막판에는 담배와 소시지 뭉치를 가위로 자르는 퍼모먼스도 곁들였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2015년 WHO는 햄·소세지·베이컨 등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붉은 고기와 적색육은 2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며 "1군에는 술·담배·석면뿐 아니라 청산가리·포름알데히드·벤조필렌·풀루토늄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햄·소세지 등에는 붉은 색을 내기 위한 발색제나 보존제 등으로 쓰이는 아질산나트륨 등이 들어간다"면서 "동물성 단백질인 아민과 만나면 1급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이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이런 이유로 대장암·직장암·전립선암·췌장암 등의 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다"며 "이외에도 육식은 고혈압, 당뇨, 심장병,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채식 위주 사회가 될 경우 성인병의 3분의2 이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금연과 채식으로 건강한 사회가 우리 건강을 지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라고 역설했다.
채식 단체들이 육식이 원인이라고 내세우는 질병으로는 뇌혈관질환, 유방암, 자궁암, 동맥경화, 통풍, 결석, 관절염, 아토피, 골다공증, 탈모, 위염, 신장병, 크론씨병, 알레르기, 치매 등도 포함된다.
한편 한국채식연합이 추산하는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 2019년 기준 150만명 가량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월 2회 채식 급식을 추진하는가 하면, 채식 식당은 서울에서만 지난 3월 현재 972곳으로 집계됐다.
한국채식연합·'비건 세상을 위한 시민 모임'이 31일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서 담배와 소시지를 자르며 금연·채식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