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음 강동경희대병원 한방피부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강동경희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우리 몸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으로 불균형이 발생하면 다양한 질병신호를 보낸다. 그 중에서도 피부는 여러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한의학에선 피부질환과 정신·간·심장·비위·폐장 등의 관련성을 설명한다.
건선은 은백색의 피부 각질(인설)로 덮인 붉은 반점(홍반)이 나타나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건선은 주로 두피와 팔꿈치, 무릎 등에 잘 생기지만 다른 어떤 부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손으로 문지르거나 긁으면 각질이 비듬처럼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며 특히 추운 겨울에는 증상이 심해진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기 때문에 보통 증상이 완화되면 나았다고 생각하고 방치해 병을 키우기 쉽다.
건선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소인, 세균 감염, 피부 상처, 건조함, 계절, 스트레스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해 유발하거나 악화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건선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6만7767명에 달했다.
건선과 관련해선 전신의 만성 염증과 연관해 다양한 전신질환과 관계가 있다는 보고들이 발표되고 있다. 염증 반응은 감염뿐 아니라 심리적 스트레스나 비만과 같은 상태에서도 증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만성 저등급 염증이 발생하고 건선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
전신 염증을 잡는 것이 건선 치료의 중요한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건선 한약 치료는 다양한 염증 매개체 및 세포사멸, 면역반응 등에 관여하는 인자를 억제해 항염증 효과를 보인다. 특히 염증 매개 인자를 조절해 건선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건선에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되고 있다. 한 연구에선 스트레스가 건선에 미치는 영향이 37~88% 수준으로 보고됐다.
다른 대규모 조사에서도 스트레스 후 건선 발생율이 35%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는 불안, 우울감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나는 등 감정적인 동요도 야기할 수 있다. 또 얼굴이 붉게 상기되거나 불면, 건선과 같은 피부질환 등 실질적인 불편감을 주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선 스트레스에 심장과 간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는데 한약과 기혈순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침, 뜸치료를 통해 심장과 간의 과잉된 스트레스 상태를 조절함으로써 건선 증상을 치료한다.
건선 발생에는 소화기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위장이 약해서 잘 체하거나 소화기능 장애를 유발하는 식습관은 체내에 활성산소로 인한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에너지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피부에도 좋은 자양분을 공급하지 않는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소화 기능이 제대로 완성이 되지 않아 더욱 취약할 수 있다. 한약과 침치료는 여러 연구를 통해 위장기능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건선은 몸에 상처가 생기면 그 자리에 건선이 발생하는 쾨브너 현상(Koebner phenomenon)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하얗게 올라오는 각질을 억지로 제거해서는 안 된다.
평소 보습제를 꾸준히 발라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가려움증이 생겼다면 최대한 긁지 말고 냉찜질을 한 뒤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 한의치료는 한약, 침, 연고, 약침, 뜸, 부항, 광선치료 등을 이용한다.
이마음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개개인의 염증 정도, 스트레스, 소화기관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며 "건선치료를 계속 해왔지만 호전이 없다면 한의치료를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