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경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 현재까지 총 34명이 구속되고, 총 908억원의 재산이 몰수·추징보전 조처됐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는 현재까지 내부 정보 이용, 불법 농지 취득, 기획부동산 등 646건 2796명을 내·수사해 투기 비리 공직자, 기획부동산 업자 등 20명을 구속하고, 651억원 상당의 투기수익을 몰수·추징보전했다.
우선 이번 수사의 계기가 된 LH는 직원 77명,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해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 담당 직원이 친인척, 지인 등을 동원해 범행을 주도한 사실을 확인해 관련자들을 구속했고, 이 외에도 범행에 가담한 LH 직원, 친인척 등을 상대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또 특수본은 주요 공직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 총 399명을 수사하고 있다. 특수본은 이 중 내부 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9명을 구속하고, 287명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열린 부동산 투기 조사·수사 중간 결과 발표에 관한 브리핑에서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는 전·현직 구분하지 않고 3급 이상으로 분류했다"며 "구속된 공직자 9명 중 현재 3급 이상에 해당하는 분은 없고, 주로 5급 또는 4급, 지방공무원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특수본은 농지 투기를 조장하는 불법 농업법인 107개, 개발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투자금을 편취한 기획부동산 업체 64개를 특정해 농업법인과 기획부동산 업체 대표 4명을 구속하고, 199명을 수사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지난 4월1일부터 2개월 동안 최근 5년간 송치된 사건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부동산 투기사범을 직접 수사해 현재까지 기획부동산업체 운영자와 주택 투기사범 등 총 14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257억원 상당을 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 관련 투기 범행에 대해 전원 구속 원칙, 법정 최고형 구형 등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고, 주어진 환경에서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부동산 투기사범에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이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부동산 투기 관련 조사·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