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어르신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올해 확보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 여유분이 생기면서 신규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부스터샷(추가 접종) 연구 등 후속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온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우리 정부가 확보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은 1억9300만회(1억명)분으로 전 국민이 두 차례씩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당초 정부가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설정한 접종 인원은 3600만명이다. 올해 1억명분의 백신이 계획대로 국내에 들어오면 접종 대상자 한 사람당 2.8회씩 맞을 수 있다.
백신 물량에 여유가 생기면서 집단면역 형성을 서두르는 한편 남는 백신에 대한 활용 방안을 미리 검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영국, 인도, 남아공,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 외에도 베트남에서 새로운 형태가 확인돼 국내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별 확산 양상을 보면 국내에선 영국, 인도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전파됐다. 최근 일주일(5월23~29일)간 추가된 국내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202명 중에서도 두 종류의 변이 바이러스 전파 사례가 19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각각의 특성을 보면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우한발)보다 전파력이 강하지만, 백신 예방효과에선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 인도 변이 바이러스는 남아공 변이와 캘리포니아 변이가 결합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예방효과를 보이는 백신이면 인도 변이 바이러스 방어가 가능하다는 추측도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이 밖에 브라질 변이 바이러스도 있지만, 국내에선 최근 감염 사례가 증가하지 않는 추세다.
가장 우려가 큰 변이 바이러스는 베트남발이다. 베트남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과 인도발 바이러스가 합쳐진 형태다. 공기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배양 실험 결과 자기 복제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있다면서 확보한 백신 물량 중 여유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할 시점이라고 주장한다. 활용 방안 중에는 앞으로 등장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한 부스터샷 연구도 포함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리 설정한 백신 우선 접종 순위에 따라 체계적인 접종을 이어가면서 올 하반기에 발생할 수 있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면서 "과학적 근거를 갖춘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한국에서도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며 "변이 바이러스에 대비한 부스터샷 연구를 포함해 향후 확산세를 늦출 수 있는 연구들이 진행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