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임금교섭 중인
SK하이닉스(000660) 노사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상호 의견을 제시하며 합의점 찾기에 나섰으나 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좀 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이천·청주사업장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지난 3일 이천사업장에서 7차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양측은 서로 여전히 자신들의 의견을 수용하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사측은 이날 "회사의 임금 인상안은 이미 국내 업계 수준과 구성원의 자부심에 부합한다"며 "노조의 적극적인 검토를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노조는 "구성원 기대에 못 미치는 금액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며 "다음 교섭에서 지금까지 제시된 금액보다 향상한 안을 제시하기 바란다"고 맞섰다.
앞서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 관련해 직무급·경력급을 합쳐 지난해 대비 정액 36만원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애초 약 24만원에서 소폭 인상한 약 25만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직의 연봉은 직무급, 경력급, 업적급 등으로 이뤄진다.
사측은 임금교섭이 계속 미뤄지고 있으므로 직군별로 임금을 먼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교섭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특정 직군의 임금만을 선조정하는 것은 구성원 갈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선조정이 현실화할 경우 노조는 교섭 결렬은 물론 투쟁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 사진/뉴시스
양측은 현행 기본급 1000%까지인 초과이익배분금(PS) 지급 상한선 폐지를 놓고도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 노조는 상한선을 폐지하고 초과분을 달라는 입장이며 회사는 현재 PS 기준을 '영업이익의 10%'로 잡고 있는 회사는 자사 외 없다며 충분히 보상 수준이 높다고 보고 있다.
사측은 이날 PS 관련 논의를 내년 1월 중 하자고 제안했다. PS는 애초 임금 교섭 대상이 아니나 초과분에 대한 노조의 우려를 일부 반영하는 의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논의 기구, 지급 방법, 지급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사는 7일 청주사업장에서 다시 만나 의견 조율에 나선다.
같은 날 이천사업장에서 열린 사측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기술사무직 노조의 4차 임금교섭도 별 소득 없이 끝났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조합원 기대에 부합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한다"며 "전향적인 제시가 없을 경우 또다른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사측은 "임금경쟁력 확보와 현장 안정화를 위해 더는 임금인상 시기를 미룰 수 없다"며 8일 이천사업장에서 열리는 5차 교섭에서 최종 임금인상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전임직과 기술사무직 노조는 별도로 올해 임금교섭 중이다.
한편 지난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31일 기준 이천사업장 전임직 노조 가입대상 8131명 가운데 8045명이 조합원이며 청주사업장은 5230명 가운데 5187명이다. 기술사무직 노조 조합원은 가입대상 1만5000여명 가운데 1800여명으로 추산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