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률 높아지니 자가검사키트 인기도 시들

약국서 "해열제 판매 작년보다 곱절"
자가검사키트 판매 한 달 만에 시들

입력 : 2021-06-07 오후 3:09:42
서울 관악구 한 약국에 붙은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판매 안내문.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점차 오르면서 시중에 유통된 지 한 달가량 된 자가검사키트 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백신 신규 1차 접종자 2958명 추가돼 누적 759만8787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접종 대상자의 14.8%가 1차 접종을 마친 셈이다. 2차 접종자는 227만9682명으로 4.4%의 접종률을 나타냈다.
 
접종률은 이번주부터 더 올라갈 전망이다. 60~64세 고령층 대상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과 30세 미만 군 장병에 대한 화이자 1차 접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접종 대상자는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이 395만5837명, 화이자 군 장병 35만명이다.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 30대 예비군·민방위 및 군 종사자들이 얀센 백신을 맞는 것도 접종률 견인 요인으로 꼽힌다.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약국과 편의점에선 해열제를 찾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다. 약국가에선 수급난을 보이는 오리지널 제품 '타이레놀' 대신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복제약 구매를 권고하고 있다.
 
이 성분 의약품 판매량은 작년 이맘때와 비교하면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게 약사들 설명이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사는 "백신 접종을 앞둔 어르신들과 30대 청년층 손님들이 해열제를 많이 찾는다"라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제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 하는데 작년 이맘때보다 곱절로 팔리고 있어 어떤 제품들은 구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안전상비의약품 판매가 가능한 24시간 운영 편의점에서도 최근 타이레놀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서울 관악구의 한 편의점주는 "근처에 약국이 여러 곳 있어 예전에는 늦은 시간이 아닌 이상 타이레놀을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라며 "요즘에는 꾸준히 주문해야 할 정도로 잘 팔린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찾는 소비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내에선 SD바이오센서, 휴마시스(205470)가 개발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가 조건부 허가를 받아 한 달여 전부터 약국, 편의점 등에서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초기에 비해 자가검사키트 판매량이 줄어 발주 자체가 없는 경우도 있다.
 
서울 동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한 달쯤 전 자가검사키트가 처음 들어왔을 때는 그래도 손님들이 꽤 있었는데 요즘에는 손에 꼽을 정도"라며 "백신 접종 얘기가 나온 이후에는 주문도 거의 안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의 한 약사는 "자가검사키트는 일반 진단키트보다 깊숙하게 찌르지 않아도 되고 검사 결과도 빨리 나와서 처음에는 어느 정도 팔렸는데, 지금은 창문에 '자가검사키트 판매'라고 붙여놓아도 거의 팔리지 않는다"라며 "아무래도 백신 접종자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자가검사키트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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