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금융 톺아보기)②"가계부채 조장…미상환 문제도 대책 없어"

비판론자들 "금융-복지정책 혼돈한 듯"
"불법대부·신용불량, 채무 탕감에 중점 둬야"

입력 : 2021-06-08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기본금융 의제는 금융생활의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경제민주화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부실금융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금융정책과 복지정책을 혼돈, 우리 경제에서 정말 시급한 신용불량자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7일 시중 금융기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본금융의 핵심인 기본대출은 대출금에 대한 미상환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며 "대출을 조장해 가계부채를 키우는 것과 다를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경기도가 서민금융재단이라는 출연기관으로 만들어 청년층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게 당장 돈이 없는 사람에겐 유용할지라도 '없어도 되는 빚을 만든다'는 점에선 가계부채 유발 우려가 크다는 말이다. 
 
경기도가 채무 미상환에 문제에 대해선 손을 놨다는 평가도 있다. 경기연구원이 설계한 청년층 기본대출 사업은 1000만원을 연 3% 금리로 빌려줄 경우의 예상 미회수율을 1.55%로 설정했다. 미회수율에 대해선 "대부업체의 연체율도 9% 정도"라며 "소수의 기본대출 채무 미변제는 '생계지원' 측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본대출을 못 갚더라도 청년이 생계를 위해 쓰다가 미처 변제하지 못한 걸로 이해하겠다는 의미다.
 
이런 문제에 대해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앞서 지난 2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기본금융 국회토론회'에서 기본금융의 긍정적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기본금융은 모두에게 대출을 해준다는 것이 아니고, 누구든 대출을 받고서 안 갚을 수 있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기본대출이 가계부채로 이어질 가능성, 청년들이 기본대출을 상환하지 못해서 오히려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기본금융이 금융권의 시급한 현안을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보편적 금융서비를 제공과 불법 사금융 문제,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도 "이 지사의 기본금융은 금융정책과 복지정책을 편의대로 섞어 쓰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불법 사금융 문제와 신용불량자 문제는 대출을 장려할 게 아니라 채무를 탕감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2020년 4월1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서부센터에서 대출상담을 받으려는 서민들이 모였다. 앞서 3월25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날부터 신용등급이 4-10등급인 소상공인에게 1000만원 직접대출을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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