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노조가 사측의 최종제시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향후 쟁의활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10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한국노총 아산지역지부에서 집행부 및 대의원 회의를 열고 사측의 최종제시안을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3시간 이상의 장시간 토론을 통해 '회사의 최종제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의결했다"며 "시간을 두고 쟁의활동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세부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임금 기준인상률 6.8% 인상과 목표인센티브(TAI) 및 성과인센티브(OPI)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사측은 전날 대표교섭에서 노조의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위기인 만큼 비용이 발생하는 요구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측은 기준인상률 4.5%를 포함한 평균 임금인상률 7.5%를 제시했다. 또 차기 임금협상부터는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조와 우선 진행하고 노사의 특별공식합동기구를 운영해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자는 내용이 담긴 제시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최은국 삼성디스플레이 노조 부위원장은 "현재 사측 태도를 보면 노사 특별기구를 설치해도 운영이 잘 될지 의문"이며 "회의를 분기당 1회 하는 것도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미 사측을 겨냥해 최후통첩을 한 만큼 향후 본격적인 쟁의행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쟁의행위로 태업, 보이콧 등이 언급된다. 양측간 간극이 커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노조 내부에서도 투쟁 수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결론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에선 파업 등의 쟁의행위가 한번도 발생한 적이 없다. 실제로 파업할 경우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로서는 첫 파업이 되는 상황이라 노조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은 장치산업 특성상 24시간 가동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 파업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노조가 쉽게 물러설 입장도 아니기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이다. 최은국 부위원장은 "향후 임협 방향에 대해 여러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노조 내부에서 여러 방안을 제시해 좀더 의견을 나눠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