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G7에서 "한국, 글로벌 백신허브 역할 할 것"(종합)

2년 연속 G7 초청…청와대 "G20 넘어 G7 선진국 반열 올랐다"

입력 : 2021-06-13 오후 8:00:00
[콘월(영국) 공동취재단·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 역할에 박차를 가했다.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적극 지원해 G20을 넘어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2일과 13일 양일에 걸쳐 개최된 G7 확대회의 세 개 세션에 참석, 그린과 디지털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의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영국, 독일, 호주, 유럽연합(EU) 정상, 아스트라제네카 최고 경영자 등과 만나 한국과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보건을 주제로 열린 확대회의 1세션에서 '백신의 공평한 접근권'을 강조하고 "백신 공급 확대를 위해 한국이 보유한 대량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백신 공급의 조속한 확대가 가장 필요한 단기처방"이라며 "개도국 백신 지원을 위해 코백스 AMC(코로나 백신 선구매 공약 매커니즘)에 한국은 올해 1억불을 공여하고, 내년 1억불 상당의 현금이나 현물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구상에 G7 정상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의 mRNA 기술 보유 백신 회사들과도 협의하겠다"고 협력을 약속했고, 지난 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포괄적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에 합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오셔서 이제 모든 게 잘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이번 G7 참석에 "주요 경제들의 협의체인 G20을 넘어 글로벌 리더인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올해는 영국의 초청을 받아 2년 연속 G7 정상회의에 초대됐다. 앞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초로 참석했지만, 당시는 러시아를 포함한 G8 체제로 20개 국가가 초청 대상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권역별 주도국 4개국(한국, 호주, 인도, 남아공)만 초청됐고, 호주, 인도, 남아공이 주최국인 영국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국가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이 초청된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청와대 측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초의 대면 다자 정상회의이자 경제 회복과 기후변화 대응 등 시급한 국내 현안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이번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것은 민주주의 국가이자 기술 선도국인 우리의 격상된 위상에 대한 평가"라며 "보건, 기후변화 등 당면한 국제 현안 대응에 있어 우리의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재정적 기여 등)을 해달라는 국제사회의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편 G7 정상들은 중국의 경제영토 확대 구상 '일대일로'에 맞서 중·저소득 국가들의 인프라 구축 투자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백악관은 "대담하고 새로운 글로벌 인프라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B3W)'을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전 방위적 중국 견제에 G7 국가들도 함께하는 모양새지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G7 공동성명은 G7 국가들 간 논의를 담은 문서로, (한국과 같은) 초청국이 참여하는 문서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영국 G7 일정을 마친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15일까지 오스트리아를 국빈방문해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대통령과 정상회담,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와의 회담을 진행한다. 내년은 한-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 대통령 최초의 오스트리아 방문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15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을 국빈방문해 펠리페 6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총리를 만나 지난해 수교 70주년을 맞이한 양국 우호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격상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스페인이 맞이하는 첫 국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콘월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 역할에 박차를 가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G7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콘월(영국) 공동취재단·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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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