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전경. 사진/메디톡스
진정서는 대웅제약이 '나보타'의 개발 경위를 수 차례 허위로 공시하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결로 예견할 수 있는 피해 내용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았다며 금감원에 과징금 부과 및 형사고발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해달라는 내용이 골자다.
메디톡스는 진정서에서 ITC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해 나보타를 개발했다고 판결했음에도 '자체 개발 품목 나보타'라는 허위 사실을 지속 명기하고 있다는 점, ITC 소송이 시작된 시점부터 나보타의 미국 판매 중단 등 예견된 리스크가 존재함에도 관련 고지를 제대로 안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메디톡스는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가 ITC 판결 전 나보타 관련 내용을 고지했음에도 대웅제약이 공시하지 않은 점은 공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에볼루스는 2019년 3월 '2018 연간보고서' 공시를 통해 'ITC에서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해당 의약품의 수입, 판매와 마케팅이 금지될 수도 있다', '나보타의 권한(판권)을 잃을 수 있고', '해당 의약품의 사용 권한을 유지하기 위해 메디톡스와 새로운 라이선스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라는 내용을 고지한 바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다른 사안에서도 사실을 과장, 축소 공시하거나 누락하는 등 공시 의무를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는 지난 4월 특허청이 대웅제약을 거짓행위의 죄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과 5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에 제기한 2건의 미국 소송을 아직까지 공시에서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꼬집었다.
메디톡스는 또 대웅제약의 실적 부풀리기 관행도 지적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지난 2013년 나보타의 미국 등 수출 계약과 관련해 수출금액을 공시에 기재된 2899억원의 두 배에 가까운 5200억원으로 과대 포장해 보도자료를 배포했으며, 2016년에는 '피타바스타틴 칼슘정'의 수출금액을 728억원으로 공시한 뒤 17억원으로 정정 공시하는 등 주주를 기만하는 허위공시를 습관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ITC와 관련된 공시 외에도 특허청의 검찰 고발 등 자신들에게 불리한 여러 사안에 있어 불성실한 공시로 일관하고 있다"라며 "금감원이 엄정한 조사를 통해 대웅제약의 투자자 기만행위를 철저히 밝혀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