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유병자와 고령자를 대상으로 간편심사보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하지만 무리한 보장 확대는 향후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005830)은 이달 말까지 간편건강보험 상품의 61~65세 2대질환진단비 가입한도를 기존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한시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영업현장에 전달했다. 일부 상품에 대해 지난 18일까지였던 노스코어링 기간도 오는 30일까지 연장할 계획이다. 기본담보의 가입금액을 일정 한도 없이 가입이 가능토록 했다.
메리츠화재(000060)는 지난 18일 간편건강보험 세만기형을 출시했다. 유사암 중 하나인 갑상선암의 가입금액을 업계 최대 수준인 3000만원까지 설정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암(유사암 제외) 진단 시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주는 기능도 신설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7일 간편종신보험 2종을 내놓고 유병자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43종의 특약을 통해 3대 질병은 물론,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 항암방사선약물치료, 혈전용해치료, 루게릭병·특정파킨슨병, 각종 입원·수술 등을 폭넓게 보장한다.
삼성생명(032830)은 지난달 21일 2년내 입원 또는 수술 이력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한 간편종신보험을 내놨다. 사망 가입금액 한도는 최대 10억원이다. 특약으로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진단도 보장한다.
보험사들은 고령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포화된 보험 시장 속 유병자와 고령자를 공략하기 위해 간편보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간편보험은 가입 고지 항목 등 인수 기준을 대폭 완화한 상품을 말한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 생보사의 1분기 유병자보험 계약건수는 11만422건으로 전년 동기 보다 7.9% 증가했다.
그러나 무리한 보장 확대가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 MG손해보험은 이달 초부터 간편보험의 보험료를 대폭 낮춰 영업하다가 10여 일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무리하게 늘린 보장성이 장기적으로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금융감독원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에 위험도를 반영해 상품을 개발했기 때문에 유병자보험이라고 꼭 일반 상품 보다 보험사들의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순 없다"면서 "하지만 일부 채널에서 과도하게 보장성을 확대하는 영업방식은 향후 건전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유병자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간편심사보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