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가 의료진의 동의없이는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수술실 내부가 아닌 입구에 CCTV와 출입자 지문인식기를 설치해 의료현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걷어내겠다고 했다. 대리수술, 의료사고 책임소재 등으로 수술실 CCTV설치법이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과 대조적인 인식이다.
김 총리는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질의에 "의사, 간호사 등 의료전문인들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떤 부담이 없겠는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며 "먼저 국민들이 불신하는 지점부터 문제를 풀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수술실 내부가 아닌 입구에 CCTV를 설치하고, 출입자들에게 지문을 찍도록 한다면 불신을 걷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 총리는 "수술실 내부 CCTV 설치는 다른 나라도 조심스럽다고 들었다"며 "환자의 프라이버스 문제도 있고 정부도 이 부분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답변을 듣던 이 의원은 "7년이나 논의됐던 문제"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수술실 CCTV 설치법은 19대 국회인 2015년 1월 7일 민주당 최동익 의원이 최초 대표발의했다. 20대 국회에서도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발의했으나 5명의 의원이 발의를 철회하면서 법안이 폐기됐다. 19~20대 국회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제대로 심의도 되지 않고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 법은 지난 2월 인천의 한 척추전문병원에서 원무과장 등 행정직원들이 환자의 수술 부위를 봉합하고 환부를 처치하는 등 허리수술을 대리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입법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환자의 환부가 촬영되는 등 사생활 침해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의료인들의 수술행위가 위축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 총리는 "현재 가장 이 문제에서 중요한 의사들이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그 분들의 도움 없이는 코로나19의 국가적 위기 돌파가 어렵다"고 했다.
또 김 총리는 노동현장에서 연일 발생하는 노동자 사망사고를 개선하기 위해 특별근로감독관을 증원해 현장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쿠팡의 모든 물류센터에 대해 안전점검 뿐만 아니라 노동환경에 대한 특별감독도 관계부처에 지시하겠다"며 "(특별근로감독관을) 증원했는데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안전 감독을) 형식적으로 서류에 체크하는 수준이라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무원 증원 계획을 올릴 때 근로감독쪽에 TO를 많이 배정해서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업주들이 사임 등으로 법적 처벌을 피해갈 수 없도록 살펴보겠다고 했다. 김 총리는 "기업 등 대표자들이 혹시 중대재해처벌법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국내 직책 사임 등이 이뤄지지 않는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의료진의 동의없이는 수술실 내에 CCTV를 설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수술실 내부가 아닌 입구에 CCTV와 출입자 지문인식기를 설치해 의료현장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걷어내겠다고 했다. 대리수술, 의료사고 책임소재 등으로 수술실 CCTV설치법이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과 대조적인 인식이다. 사진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