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진 K배터리…상장 준비하는 LG, 분사 속도내는 SK

전기차 배터리 수요 폭증에 대응…자금 조달 필요성↑
IPO '대어' LG ES 몸값 약 50~100조 추정
SK이노, 내년 손익분기점 달성 이후 물적분할 가닥

입력 : 2021-06-28 오전 6:06: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설 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LG ES, 분사 전 LG화학(051910))이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가운데 SK이노베이션(096770)도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양사가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 선점을 위한 포석을 다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왼쪽)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오른쪽). 사진/각사
 
27일 업계에 따르면 LG ES은 하반기 IPO를 위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SK이노는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검토 중이다. 
 
양사의 이 같은 계획을 검토 중인 것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면서 투자 자금 조달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LG ES과 SK이노는 지난 4월 약 2년간 이어온 배터리 분쟁 합의 전후로 미국 현지 기업과의 합작 또는 단독투자를 통해 약 140억 달러(한화 약 15조7976억원) 규모의 미국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LG ES은 지난 2019년 미국 1위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하고 미국 오하이오주와 테네시주에 각각 35기가와트시(GWh) 규모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이노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 2위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에스케이’를 설립, 총 6조 원 규모 자금을 투입해 오는 2025년부터 미국 현지에 6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른 자금 확충을 위해 LG ES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안에 유가증권 시장(코스피) 신규 상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LG ES은 LG화학의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지난해 12월1일 설립됐다.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LG ES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소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에 이른다. 만약 LG ES이 전체 상장 주식의 20%를 공모주로 내놓는다고 가정했을 때 예상 공모 금액은 약 20조원에 육박한다. 
 
LG ES 관계자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전기차 시장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에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라며 "주주가치를 제고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ES의 IPO의 경우 거래소 승인과 금융위원회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및 공모가 확정, 일반 청약 절차를 거치게 된다. 계획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경우 오는 9월 경 공모 시장에 나온 이후 거래소 심사와 공모주 청약을 거쳐 하반기 코스피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SK이노도 내부적으로 배터리 부문 분사해 상장 절차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후발주자로 전체 사업 부문 가운데 배터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만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내놓은 만큼 충분한 자금 조달을 위한 IPO가 필요한 상황이다. 앞서 지동섭 SK이노 배터리사업 대표는 지난해 10월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K이노의 물적분할 시점에 대해 증권 업계는 배터리 사업 손익분기점(BEP) 달성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흑자전환 이후 구체적인 IPO 일정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K이노가 지난 2018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배터리 사업 설비 등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6조3614억원으로, 올해 1분 배터리 사업 매출은 5263억원, 영업손실은 1767억원이다. 공격적 투자로 고정비 부담이 높아진 만큼 영업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배터리 부문 매출액은 지난 2019년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분기 신기록을 쓰는 중이다. 
 
SK이노는 올해 현대차(005380) 아이오닉5 양산 공급 개시에 더해 중국 옌청과 혜주 배터리 공장의 생산력 및 미국 조지아주 1·2공장 상업생산까지 고려하면 내년에는 충분히 BEP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연 22.5GWh에서 오는 2025년까지 연 125GWh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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