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외교부는 미국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거듭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직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 담화에 대해 "미국과 판단과 분석을 계속 공유하며 조정하고 있지만, 그것 때문에 우리가 하는 행동을 바꿔야 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아직 대화 가능성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김 부부장과 리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잘못된 기대"라며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과거와 달리 절제된 표현을 사용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도 어느 정도 대화에 여지를 남겨둔 채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미국은 대화가 재개돼 일단 서로 테이블에 앉는 게 제일 큰 목적"이라며 "북한과 같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을 경우에 어떻게 대화를 진행해 갈까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한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면 협의를 통해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거듭 촉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야기했듯 북한이 대화에 돌아와 테이블에 앉는 것까지가 현재의 기대 수준"이라며 "그게 이뤄지면 많은 일들이 시작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온 대미 메시지를 미국이 '흥미로운 신호'라고 평가한 데 대해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 외무상도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과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