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법사위원장 또 공회전…김기현 "독점" vs 윤호중 "독점유도"

윤호중, 이달 결론 요청에 김기현 법사위 요구…30일 국회의장 주재 재논의

입력 : 2021-06-28 오후 1:45:12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여야 원내대표가 국회 원 구성 논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지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국민의힘은 여당을 향해 "독점국회"라고 비판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독점국회를 유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단은 30일 이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28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의장실에서 회동을 가졌다. 양측은 국회 원 구성 문제를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5월 말로 예결위 위원 임기가 다 끝났는데 아직까지 예결위 구성이 안 되고 있고, 사의를 표명한 상임위원장에 대한 보궐선거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6월 국회 안에 상임위 문제나 예결위 구성 문제를 매듭지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7월1일에 5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올해 2차 추경안이 본회의 통과해 국회로 넘어올 예정"이라며 "추경 심사를 위해서도 6월 국회 중에 관련된 모든 체제 정비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몇 대의 국회 임기를 보내면서 부끄럽게도 '식물', '동물'이라는 이름을 국회 앞에 붙인 일들이 있었는데 21대 국회에서는 그런 우를 다시 반복 않도록 원만한 합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발끈했다. 그는 "가진 집안에서 뭘 내놓고 시작해야 한다"며 "저희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맨손, 맨발인데 민주당이 계속 독점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대화와 타협을 말한다면 그건 굴복"이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금 전에 '동물·식물국회'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완전히 '독점 국회로 21대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을 일방적으로 배정했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지금도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데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은 출신 정당을 달리하며 국회 견제와 균형 원리를 맞춰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배 분들께서 공감해서 만든 룰인데 그 아름다운 전통법을 다 무시해버리고 다수당이라고 일방적으로 가져간 지 1년이 지났다"며 "떡국 나누 듯이 나눠주는 거 먹고 그만두라고 하면 야당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사위원장 자리는 지난 4월16일 윤호중 의원이 원내대표에 선출된 이후 약 2달간 공석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법사위원장 대신 예결위·정무·국토·교육·문체·환노·농해 등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LH 부동산 투기사건의 국정조사에 실질적 합의를 했지만 묵묵부답인 데다 세종시공무원특별공급 사태도 오리무중"라며 "여당이 국회 기능 스스로 포기하면서 야당보고 '입을 닫으라'고 하면 여당이 국회 혼자 운영하는 게 낫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윤 원내대표도 반격에 나섰다. 윤 원내대표는 "독점 국회를 이야기하는데 사실 '독점유도 국회'"라며 "야당이 7개 상임위를 가져가기로 합의했다가 안 가져가겠다고 해 여당이 다 상임위원장을 가지고 운영을 하니까 독점처럼 보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독점유도 국회를 만들어놓고 1년 간 저희를 구석으로 몰아넣었으면 그 정도로 되지 않았을까"라고 맞받았다.
 
결국 여야 원내대표단은 비공개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는 30일 국회의장 주재로 다시 한 번 원내대표 회동을 열고 상임위원회 배분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 회동 직후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양당 간 이견이 있어 조율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장 주재 양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좌) 손을 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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