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현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의 수위 높은 발언은 대선출사표를 던지는 현장에서 현 정부를 싸잡아 비판함으로써 보수지지층의 결집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은 29일 매헌 윤봉길 기념관에서 대선출마선언문을 통해 "여러가지로 부족한 제게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격려와 지지를 보내주셨다"며 "저는 그 뜻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법을 집행하면서 위축되지 말라는 격려로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은 출마선언문에서 "문재인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 하려고 했다"라며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연장을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사진은 이날 윤 전 총장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 비판에 출마선언의 무게를 뒀다. 윤 전 총장은 "경제 상식을 무시한 소득주도성장과 시장과 싸우는 주택정책, 법을 무시하고 세계 일류 기술을 사장시킨 탈원전,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으로 수많은 청년,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저임금 근로자들이 고통을 받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정부 부채 급증으로 변변한 일자리도 찾지 못한 청년 세대들이 엄청난 미래 부채를 떠안았다"며 "청년들이 겨우 일자리를 구해도 폭등하는 집값을 바라보며 한숨만 쉬고 있으며, 청년들의 좌절은 대한민국을 인구절벽으로 몰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갈라 상식과 공정, 법치를 내팽개쳐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국민을 좌절과 분노에 빠지게 했다"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정부가 우리 사회에 분열을 초래하고 법과 공정 그리고 상식을 무너뜨려 나라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게 윤 전 총장의 주장이다.
윤 전 총장은 나아가 "현 정권이 저지른 무도한 행태는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며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윤 전 총장은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한다"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또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내려 한다"며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고 독재요 전제"라고 지적했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공직 사퇴 이후에도 국민들께서 사퇴의 불가피성을 이해해주시고 끊임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셨다"며 "저는 그 의미를 깊이 생각했다.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하여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정권을 교체하는데 헌신하고 앞장서라는 뜻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개악과 파괴를 개혁이라 말하고,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되어 국민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야말로 '부패완판'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면 국민과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각의 정치 경험 부족 지적에 윤 전 총장은 "저는 정치 일선의 경험은 없다"며 "그러나 인사권을 가진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일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26년의 공직 생활을 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법과 정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현실에 구현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겪었다"고 부연했다.
자신이 걸어온 길에 대해 설명하면서 윤 전 총장은 "국민들께서 그동안 제가 공정과 법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일들을 다 보셨다"며 "정치는 국민들이 먹고 사는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우리의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공정과 법치는 필수적인 기본 가치다. 이러한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윤 전 총장은 "국민 여러분, 저는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할 준비가 되었음을 감히 말씀드린다"며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조현정·박한나·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