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코로나19 검사센터에서 한 여행객이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영국이 60%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에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하루 2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확인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2492명이다. 알파 변이 감염이 207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델타 263건, 베타 143건, 감마 11건 순으로 집계됐다.
델타 변이 감염자는 대폭 늘어날 여지도 있다. 누적 감염자 263명과 역학적 관계가 확인된 96명에 원어민 강사 관련 사례 213명을 더하면 572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당초 이달부터 예정됐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도 미뤄졌다. 지난달 30일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가 시행 1주일 유예를 건의하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백신 예방접종을 마쳤더라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 국가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도 달라졌다. 이달부터는 기존 17개 국가에 인도,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필리핀발 입국자도 자가격리 면제에서 제외된다. 다만, 영국발 입국자는 자가격리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보다 촘촘한 방역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2차 백신 접종률이 60%를 돌파한 영국에서도 델타 변이 확산으로 하루 2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델타 변이 확산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10%가 2차 접종, 30%는 1차 접종을 완료했는데 1차 접종 이후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효과가 30%대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라며 "영국에선 1차 접종자나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했는데, 우리나라는 90%가 델타 변이에 취약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경각심이 떨어지는 데다 백신 접종 속도가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느슨한 거리두기까지 적용되면 8월쯤에는 확진자가 1500명까지도 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명확한 방역 계획이 수립되지 않는 한 영국보다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잘 지켜서 버텼지만 예방 접종 상황만 놓고 보면 영국보다 심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이 1주일 유예됐는데 앞으로 한 달을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움직임이 없고,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 제외 국가에 (델타 변이의) 가장 상징적인 영국이 왜 빠졌는지 모르겠다"라며 "방역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세워 발표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