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국내 유휴인력이 농촌으로 이동해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등 외국인을 대체하면서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내수 인력의 유입이 중요하다."
코로나발 여파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입국이 줄면서 부족해진 농촌 일손에 대한 고민이 서린 현장 관계자의 발언이다. 농촌 일손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한 농림축산식품부 출입기자들이 삼삼오오 모여 세종시 금남면 소재의 농가를 찾은 것은 지난 1일이다.
농번기 농촌일손돕기라는 취지로 현장을 찾았지만 밭을 매는 호미의 손놀림은 경험이 없는 기자로서는 서툴기만 했다. 기자가 담당한 밭은 팥 밭이다. 모자와 팔토시까지 착용했으나 땡볕아래 밭매기란 여간 쉽지 않은 노동이었다.
20여명이 뽑고 뽑아도 계속 자라난다는 잡초와의 사투를 벌였지만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마음만 먹으면 텃밭 수준의 일이 손쉬울 수 있다는 예상이 빚나갈 때 쯤, 나도 모르게 넋두리가 새어나왔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물은 콩, 팥, 양파, 마늘 등 종류가 다양해 기계화율이 61.9%에 불과하다. 사진은 세종시 한 농가에서 재배 중인 팥새싹. 사진/뉴스토마토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하면 되지 낳겠냐는 볼멘소리였으나 기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기계화율’을 듣고서 알 수 있었다. 작물은 콩, 팥, 양파, 마늘 등 종류가 다양해 기계화율이 61.9%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논과 달리 밭은 기계화율이 떨어져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논작물 98%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씨를 뿌리고 어린 모종을 심는 파종·정식, 그리고 농산물을 거둬들이는 수확은 각각 12.5%와 31.6%에 불과하다.
고령화로 농촌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는 탓에 외국인 노동인력에 대한 의존도는 증가 추세다. 국내 농업 부문 외국인 취업을 허용하는 외국인 계절 근로제 근로자는 2015년 19명에서 2019년 360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외국인 노동자의 발길이 '뚝' 끊겼다.
코로나발 여파로 계절 근로자의 유입이 원할하지 않아 5~6월 일손 부족현상이 심화된 탓이다. 외국인 근로자의 공급조차 어려워지자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 인건비가 17만원까지 오르는 상황도 발생했다.
잦은 장마·태풍 등 기상 여건과 더불어 인력수급 문제가 겹치면서 6월 마늘 가격은 48.7%, 고춧가루 35.0% 등 밭작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결국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농림부 현장 관계자는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는 모내기도 해야하고 밭작물 마늘·양파 수확도 해야 하고, 콩도 심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빡빡한 시기인데 인력 수급문제가 생기면서 생산 차질이 있었던 영향"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국내 체류기간이 연내 종료되는 외국인 근로자의 체류기간과 취업활동 기간을 1년 일괄 연장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여기에 국내 유휴인력을 확보에도 지속적으로 힘써 농촌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현장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 빠르게 해소가 돼 외국 인력이 유입되는 상황이 원활해지면 인력 수급상황이 해소가 될 것"이라면서도 내수 인력 유입의 중요성을 꼬집었다.
중장기적으로는 기계화의 도입도 절실하다. 농업계는 오는 2030년까지 밭작물 기계화율을 80퍼센트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작물은 콩, 팥, 양파, 마늘 등 종류가 다양해 기계화율이 61.9%에 불과하다. 사진은 농촌 일손돕기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 기자단. 사진/뉴스토마토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