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폐기물 소각장 건립의 '골든타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수도권 대체 매립지 공모가 진행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매립지 사용 기간을 늘리려면 소각장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4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 따르면 오는 9일까지 수도권 대체 매립지 공모가 진행된다. 그러나 2025년 인천 폐기물 매립지 사용 종료를 앞두고 수도권 대체 매립지 확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매립지 조성에 나서겠다는 수도권 지자체는 지난 1월 진행된 공모에 이어 이번에도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매립지 확보만이 답이 아니라고 판단, 수도권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소각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작년 12월에 광역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재 입지 후보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소각장을 설치할만한 후보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으로 9월께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소각장 건립을 추진하는 이유는 수도권 대체 매립지가 선정된다고 해도 짧은 시간 안에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소각장을 사용하면 직매립하는 쓰레기 양이 지금보다 약 80% 줄어든다는 예상이다.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환경부가 오는 2026년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를 금지하는 방안을 지난해 11월 동의하면서 소각장 건립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그러나 소각장 건립에도 난항은 예상된다. 소각장은 환경오염 우려 등으로 인해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이므로 해당 지자체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실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각종 행정적인 절차, 공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지금 시작해도 최소 5~6년이 걸린다.
소각을 거치지 않고 직매립을 하게 되면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므로 소각장 설치는 이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2700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주민이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이 최선이지만 이는 한계가 있고 매립지를 더 오래 쓰려면 소각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매립지 공모상 부지 면적 요건은 전체 면적 220만㎡ 이상 중 실제 매립 면적이 최소 170만㎡를 충족해야 한다. 서울시는 현재처럼 직매립을 10년, 소각재로 매립을 할 경우 30~40년을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보고 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관계자는 "예전엔 소각장에서 다이옥신 등이 많이 배출돼 주민들이 싫어했지만 현재는 방재시설이 선진국 수준으로 갖춰졌고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회수해 난방용수 등으로 공급할 수 있다"며 "환경부와 각 지자체도 소각해 직매립 쓰레기 양을 줄이는게 친환경적이라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25년 인천 매립지 사용이 종료될 경우를 대비해 2026년을 목표로 소각장 건립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논의와 실질적인 실행력이 담보될 수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폐기물 처리 방안을 수립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도 소각장 건립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나선 상태다. 소각장을 각 지자체별로 설치 할 지, 향후 선정된 매립지에서 한꺼번에 처리할지는 추후 논의될 사항이다.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을 종료한다고 했지만 이 또한 지자체 혼자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공동으로 매립 면허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해서도 4자간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소각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매립을 하게 되면 향후 대체 매립지를 고민하는 주기가 빨라질 것"이라며 "주민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소각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일자리 창출이나 수혜 사업 유치 등 각종 인센티브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29일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수도권 대체매립지 입지후보지 공모 및 반입총량제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