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나라 곳간은 뜨거워졌지만 어떻게 하면 국민의 호주머니를 따뜻하게 해 드리느냐가 과제"라고 언급하며 정부가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를 연재하며 이같은 내용을 전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보고 받고 즉석에서 10가지가 넘는 주문과 지시를 했다고 언급하며 이 가운데 3가지 내용을 공개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첫 번째로 물가관리에 대한 내용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기획재정부가 현재 물가 상승과 불안요인이 있으나 연간 물가상승을 2%이내에서 관리할 수 있다고 보고하자 "연간 1.8% 수준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추석물가가 매우 중요하다"며 "공급량이 4~5%포인트만 줄어도 물가는 40~50%포인트씩 폭등하는 품목이 있는데 이런 물가가 국민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품목의 물가관리는 시간이 걸리므로 지금부터 추석까지 미리미리 계획과 대책을 세심하게 세우고 살피라"고 전했다.
두 번째는 문화·예술·공연·관광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관한 내용이다. 문 대통령은 기재부가 추경편성에서 문화·예술·공연·관광을 소상공인 지원의 하위 항목으로 보고하자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공연·관광 분야의 피해는 정말 컸다. 그럼에도 이 분야는 세계적 인정을 받으며 국위를 선양한 공로와 스스로의 자부심이 매우 크다"며 "그런데 정부는 이 분야를 소상공인 하위의 한 항목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 분야를 소상공인 지원대책과 같은 수준의 항목으로 격상시켜 지원을 확대하고 문화예술공연관광 관련 국민들이 정부가 자신들을 잊지 않고 있다고 느끼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세 번째로 '청년지원대책'에 대한 당부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기재부가 '최근 일부에서 청년지원에만 너무 집중하는것 아니냐는 갈등도 나오고 있다'라고 보고하자 "청년의 어려움은 청년의 어려움만이 아니라 부모의 고통이고 결국 국가의 어려움이니 청년의 고통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국민께 잘 설명하자"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제운용에 대한 성과와 관련해 경제부처를 격려하면서 "나라 곳간은 뜨거워졌지만 어떻게하면 국민의 호주머니를 따뜻하게 해 드리느냐가 과제다. 혼신의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 본관 세종실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