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우리는 PTS(포테이토의 ‘P’와 BTS를 합한 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9명이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BTS멤버가 되어 한 목소리로 외쳤다. 9명의 후보들이 대통령준비생으로 각자의 강점을 가진 개별 포테이토이자, 원팀으로서 정권 재창출을 이룰 원팀임을 강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민주당 대선후보 9명은 4일 오후 청주시 CJB 컨벤션 에덴아트홀에서 열린 '국민면접관이 직접 평가! 국민면접'에 참여해 블라인드면접과 집중면접을 봤다.
1차 블라인드 면접은 실제 국민면접관 지원자 5,635명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200명의 국민면접관을 선정해 진행됐다. 각 후보 9명은 사방이 막힌 방에 입장해 얼굴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목소리도 변조한 채 국민면접관의 질문을 받았다. 답변시간은 1분이었고, 이 시간 동안 후보의 발언에 공감이 가면 부저를 눌러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이었다.
국민면접관들의 관심은 블라인드 방으로 입장한 후보의 정체를 알아맞추는 데 있었다. 세번째 질문에 나선 60대 임 모 씨가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이끌어가시겠냐"고 묻자 3번 후보는 "실거주자를 철저히 보호하기 위해 비거주자의 투자나 금융제한, 조세제한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답변을 듣던 국민면접관으로 나선 청중들 사이에선 '3번 후보가 이재명'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각 후보가 답변을 할 때마다 특유의 사투리, 말투, 정치철학, 정책 등이 부각되면서 장내에서는 후보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고, 동시에 웃음도 터져 나왔다.
국민면접관들이 뽑은 1차 블라인드 면접 결과 1등은 이낙연 후보, 2등 이광재 후보, 3등 이재명 후보였다. 1차 면접을 마치고 쉬는 시간동안 각 후보들은 국민면접관들과 인사를 나누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그 중 단연 인기 있는 후보는 이낙연 후보였다. 이 후보가 지나가는 곳마다 국민면접관들이 사진, 싸인 등을 요청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두번째 면접은 김해영 전 의원, 정수경 교수, 천관율 기자 등이 전문면접관으로 압박 면접을 실시했다. 이들은 공통질문도 진행했고, 후보자에게 뼈아플 수 있는 송곳 질문을 하면서 긴장감을 유지했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물어본 질문은 '4차 산업혁명 등 기술발전이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고 보나'였다. 이 질문에 이재명 후보와 추미애 후보 등은 1800년대 산업혁명 시기에 기술이 일자리를 빼앗아가 러다이트 운동(기계 파괴운동)이 일어났다며 기본소득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 등은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지만 결국 새로운 일자리가 또 다시 생겼다며 기본소득 도입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특히 추미애 후보를 향해서는 강도높은 압박질문이 이어졌다. 추 후보는 김 교수가 ‘토지공개념이 사회주의적 발상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결코 사회주의가 아니다"라며 발끈했다. 이를 듣던 김 전 의원은 "면접자로서 면접관에 불만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면접 받을 기본자세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천 기자도 "대통령은 적대적인 사람과도 합의해 같은 방향으로 보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 보여줄 수 있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추 후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내가 바지폭 보다 치마폭이 더 넓다"고 답했다.
이번 1차 블라인드면접과 2차 집중면접의 최종승자는 이낙연 후보였다. 이어 2등 최문순 후보, 3등 이광재 후보 순이었다. 이날 국민면접관이 공감 버튼을 누를 때마다 1점씩 쌓이는 단순합산 방식으로 1~3등 후보가 추려졌다.
치열한 면접이 치뤄졌지만, 각 후보들은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최 후보는 "9명의 후보가 출마한다고 보고하는 자리에서 제가 각 후보들에게 감자에 이름을 붙여서 나눠 드렸다"며 "9명 후보를 다 합쳐 포테이토스 약자로 PTS로 널리 알려졌음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접에 참여한 9명의 후보들은 최 후보의 선창에 따라 "우리는 PTS"라고 외치며 아이언맨 자세를 취하며 행사를 마쳤다.
이날 발표된 1~3등의 후보들은 오는 7일 예정된 '국민면접 3탄 정책언팩쇼' 발표 순서를 결정할 수 있는 우선권을 가지게 된다.
민주당 대선후보 9명은 4일 오후 청주시 CJB 컨벤션 에덴아트홀에서 열린 '국민면접관이 직접 평가! 국민면접'에 참여해 블라인드면접과 집중면접을 봤다. 사진은 4일 충북 청주 서원구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국민면접에서 1위를 차지한 이낙연 예비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