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북한이 다음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전까지 한미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의 축소 내지 연기 결정 여부에 따라 대화 재개와 무력 대응 등 북한이 대외정책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그 전까지 경제 회복을 위한 내치에 집중하는 한편, 중국과의 밀착 관계를 더욱 강화하며 대미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외교가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과 미국 독립기념일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과 리선권 외무상 등 주요 인사들의 미국을 향한 직접적인 담화나 군사적 움직임 없이 조용한 행보를 보냈다. 특히 그동안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군사적 도발 등 대미 메시지를 냈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른 행보다.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코로나19 비상방역 조치 장기화로 인해 자국의 경제난과 식량난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올해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첫해인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미국을 향한 대외 행보 대신 당분간 경제 성과를 독려하고 내부 기강을 다지는 데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도 북한 내 주요 생필품 물가 등 경제지표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주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정치국회의 등을 통해서 식량 상황이 긴장되어 있다는 내용을 이례적으로 언급하기도 하고, 경제와 민생의 안정을 위한 여러 조치들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 있는 것 등으로 볼 때 코로나와 관련한 방역이 장기화되는 데 따른 경제와 민생 등의 영향은 일정 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의 대외 행보에 변화를 줄 유력한 변수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꼽힌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시행 여부와 규모 등에 촉각을 세우고 탐색전을 벌이다, 연합훈련을 강행할 경우 대남·대미 메시지를 내놓거나 군사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방부는 현재 한미연합훈련 실시와 관련해 규모와 방식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오는 11일 북중 우호조약 60년 계기로 중국과의 밀착행보를 더욱 강화하며 대미 협상력을 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자신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차원의 행보다. 북한이 최근 식량난 등 민생 경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과의 물자 교류를 통해 일부를 해소할 수 있다.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데 미국만이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북한이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식량이나 백신 협력이 단기간에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한미군사훈련이 (북미 대화 재개에) 현재 가장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8월 한미연합훈련 전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8기 2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지난달 30일 방영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