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이 15만대에 육박하면서 강세를 지속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나란이 1·2위를 차지하면서 양강구도를 이어갔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볼보 등도 판매가 확대됐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더 뉴 E-클래스' 사진/메르세데스-벤츠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올 상반기 누적 등록대수가 14만7757대로 전년 동기 12만8236대 보다 15.2%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신규등록대수는 2만6191대로 전월 대비 8.8% 증가했으나 전년과 비교해서는 4.2% 감소했다.
벤츠의 지난달 판매량은 6828대로 BMW(6502대)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켰다. 올해 6월까지 누적판매에서도 벤츠는 4만2170대로 BMW(3만6261대)에 5909대 앞섰다. 점유율도 벤츠 28.54%, BMW 24.54%로 4%p의 격차를 보였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벤츠는 28.36%, BMW 19.83%로 8.53%p 차이가 났던 점을 감안하면 두 브랜드 간 점유율 격차는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E클래스는 6월까지 1만4733대를 판매해 벤츠의 실적을 이끌었다. 벤츠 GLE(3772대), 벤츠 GLC(3738대), 벤츠 GLB(3317대) 등도 힘을 보탰다. BMW는 전년 동기(2만5430대) 대비 42.6% 증가한 3만6261대로 벤츠를 추격하고 있다. 특히 5시리즈(1만823대)와 3시리즈(4030대)가 실적 증가를 주도했다.
아우디(1848대), 폭스바겐(1667대), 볼보(1451대), MINI(1197대), 지프(1134대), 렉서스(1055대)는 지난달 1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1~6월 누적 판매량을 보면 아우디는 1만798대, 폭스바겐은 8752대로 전년 대비 각각 7.2%, 18.2% 증가한 실적을 올리면서 수입차 순위 3~4위에 올랐다. 볼보도 7629대로 16.9% 늘어난 실적을 보이면서 3년연속 1만대 클럽 가입은 물론 올해 목표인 1만5000대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브랜드는 불매운동 여파에서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차 업체들이 올 초 공격적인 신차출시에 나선 점이 회복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렉서스는 3월 플래그십 세단 '뉴 LS 500', '뉴 LS 500h', 4월 플래그십 스포츠카 'LC 500 컨버터블'을 출시했으며 토요타 역시 지난 4월 국내 유일 하이브리드 미니밴 '시에나 하이브리드', 5월 2022년형 '뉴 캠리'와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실제로 렉서스는 5월 1007대, 지난달 1055대 판매됐으며 토요타는 5월 626대, 지난달 710대를 기록했다. 다만 혼다의 판매량은 5월 402대, 지난달 305대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독일 브랜드의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독일차의 6월 누적 점유율은 68.0%로 전년(63.6%)에 비해 2.4%p 상승했다. 반면 미국 브랜드는 14.0%에서 11.2%, 일본 브랜드는 10.0%에서 7.9%로 하락했다.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가솔린은 지난해 6월 기준 54.4%에서 47.1%, 디젤은 30.1%에서 12.5%로 각각 7.3%p, 17.6%p 떨어졌다. 반면 하이브리드는 12.1%에서 29.2%,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2.6%에서 8.3%로 17.1%p, 5.7%p 올랐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 금지, 주택가격 고공행진에 따라 대체 소비 현상으로 수입차 구매가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물량 부족으로 인해 올해 수입차 총 판매량이 30만대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한다. 수입차 연간 판매량은 2018년 26만705대에서 2019년 24만4780대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7만4859대로 연간 최다판매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소비가 고급차 구매로 쏠린 가운데 2030세대까지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주거 구매 반대급부로 수입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다"면서도 "수입차 브랜드 본사에서 한국쪽 물량을 많이 배정하지 않아 차량 인도 시점이 길게는 8개월까지 기다려야해 하반기 할인 특수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올해 30만대 판매고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