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부자가 죄인은 아니며 세금도 많이 내는데 위기 상황 때 국가 지급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배제하는 건 이중 차별"이라면서 "국민 80%에 25만원을 주는 것보다 전국민에게 20만원을 지급하자"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재난지원금의 재원인 추경은 세금으로 마련한다"며 "소득 상위 20%의 재원부담이 더 큰데, 소득 하위 80%만 지원금을 받는 것은 공동체 원리에 어긋나는 불공정한 일"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또 "'가진 자 주머니 털어서 못 가진 자에게 준다'는 로빈후드식 정책은 정치인들에게 도덕적 만족감과 선전효과를 줄지는 몰라도 중산층을 비롯한 사회구성원 다수의 증세 저항을 불러 복지확대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식의 '로빈후드 정책'이 실제로는 보편적 지원의 '마태 정책'보다 취약계층에 불리하다는 사실을 가리켜 '재분배의 역설'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13조원 규모로 모든 국민에게 보편지급이 된 1차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40조원에 이르는 2·3·4차 현금 선별지원보다 컸다는 건 이미 통계로, 전국민의 체감으로 확인됐다"며 "복지 선진국 대부분에서 사회구성원 간 갈등을 낳고 낙인을 찍는 정책은 이미 낡은 방식이 됐다"면서 선별적 복지정책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아울러 "하위 80%와 81%의 차이를 찾는 대상자 선별에 따르는 행정비용도 적지 않다"며 "정부 정책에 의해 마스크 착용과 모임 제한 등 전례 없는 불편을 감수하신 국민들께 위로를 드린다는 차원에서도 일부만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재난지원금 지급을 소득 하위 80%에 대해 25만원으로 한다고 하는데, 차별 없이 20만원을 지급할 수도록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읍소드린다"며 "우리 국민들은 공동체 정신에 손상을 입히기보다 낙오자 없이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는 데 동의하실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7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소득 하위 80%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애초 민주당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했으나 정부가 재정여건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지원하자고 주장하면서 소득 하위 80%에만 지급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부동산시장법 제정 국회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