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기연) 원장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상당수 재건축 단지들이 적정성 검토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항의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데 따른 해명으로 풀이된다.
김병석 건기연 원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정부가 정한 기준이 있어, 재건축 정책이 완화된다 해도 안전진단이 완화될 수는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건기연은 국내 유일의 건설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이다. 건기연은 국토안전관리원과 함께 지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총 49개 단지 중 22개 단지의 안전진단 적정성을 검토해왔다. 서울에서는 목동 1·2·7·9·11·14단지, 신월시영, 방배삼호, 신도림 미성, 성산시영 등 핵심 재건축 단지들을 담당했다.
김병석 원장은 "정해진 기준에 의해 전문적이고도 객관적인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준의 변동이 없는 한 저희 방침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건기연이 재건축 문제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점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 김 원장은 "매년 안전진단 건수가 늘어나는 만큼 관심 및 부담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건기연은 스마트건설기술센터, 수자원, 코로나19 예방하는 공기정화 기술 등 다양한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소 건설 업체에 이 같은 원천 기술을 제공하고, 개별적으로 독립된 부서를 융합형 개발 부서로 꾸려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탄소중립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예컨대 건설 자재와 관련해 시멘트 1톤 당 탄소는 0.93톤, 철근 1톤 당 탄소는 2.54톤이 발생한다"며 "건설과 탄소의 인과관계가 높은데, 이에 대한 해답도 결국 건설 기술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건물 녹화, 도시 관점에서의 에너지 제어, 시멘트 및 철근 등 건설 자재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해서도 연구 중"이라며 "건기연은 철근이 필요 없는 슈퍼 콘크리트를 개발한 전력도 있는 만큼, 친환경 건설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석 원장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정부가 정한 기준이 있어, 재건축 정책이 완화된다 해도 안전진단이 완화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김병석 원장이 취임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