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카카오T 택시를 운영 중인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업계 선두 지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최근 공격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는 우티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마카롱 택시, 반반 택시 등 중소형 업체와는 협력을 강화해 택시 호출 시장의 왕좌를 공고히 하려 한다. 이와 함께 1조원이 넘는 누적 투자금을 통해서는 차량 호출 이외의 다양한 이동과 관련된 서비스들을 확충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2일부터 우티, 타다 등 카카오T와 제휴하지 않은 가맹택시 기사의 카카오T 서비스 이용을 제한한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기사들의 소통 창구를 통해 들어온 제보를 기반으로 '프리라이더'를 적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해당 가맹택시 기사가 카카오T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프로'에 가입한 경우에는 멤버십까지 해지시킬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같은 계획은 그동안 암암리에 이뤄져온 플랫폼 간 호출 병행 수행을 바로잡기 위함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차량호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 가입자는 2800만명을 상회하고 전국 택시 기사의 85%가 카카오T 서비스를 사용 중이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는 매출의 20%를 가맹비로 지불하는 '카카오T블루' 서비스를 출시한 후 가맹택시 기사는 각 사업자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만 호출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타 가맹택시 기사가 카카오T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무임승차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사진/뉴시스
그러면서도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KST모빌리티, 코나투스와 '택시 플랫폼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이 운영 중인 마카롱 택시와 반반 택시를 카카오T 플랫폼에서도 호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된 이후 제도권 내에서 가맹형 택시를 운영 중인 플랫폼 기업 간 최초의 협약 사례다. 대형 업체들은 견제를 하면서도 중소형 업체들과는 손을 잡아 모빌리티 시장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제휴를 통해 각 업체 플랫폼간 호출 병행 수행에 필요한 시스템과 서비스 품질 기준 등을 구축해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개선하고자 한다. 기존에는 플랫폼 미제휴 상태에서 타 가맹 택시 기사가 카카오T 택시 플랫폼을 병행 사용하면서 동시 호출을 받거나, 소속된 가맹운수사업자가 제공하는 호출을 우선 수행하고자 이미 배차 완료된 카카오T 택시 호출을 취소하는 등 이용자 불편이 종종 발생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도 보다 많은 플랫폼을 끌어안은 카카오T 앱에 대한 충성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가맹 택시 사업에 고삐를 죄는 만큼 택시 기사 자질 관리에도 힘을 쓴다. 한국교통안전공단과의 업무 협약을 통해 택시 운전자의 자격 관리와 채용 철자 편의성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운수 종사자 시스템·자격 시험·자격 정보 인프라를 플랫폼에 연계하는 솔루션을 개발, 택시운전사 자격시험 접수부터 자격관리, 기사 채용까지 플랫폼을 통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자격 관리 관제 솔루션'을 활용하면 기사 및 운수 사업자의 자발적인 택시운전자격 관리가 가능해져 택시 안전 품질 향상, 이용자들의 안전 이동 등의 선순환 구조 형성을 유도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차량 호출 너머 사람과 사물 등 생활의 모든 이동을 관장하는 이른바 'MaaS(Mobility as a Service)' 기업으로의 도약도 꾸준히 실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초 카카오T 앱에 △카오너를 위한 토털 솔루션 '마이카' 탭 △하늘에서 땅까지 여행의 이동을 위한 '여행' 탭 등을 추가했다. 지난 2일에는 LG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의 지분 투자를 유지하면서 누적 투자 1조원을 달성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 가치는 4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차량 호출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다양한 이동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가맹 택시 사업에서도 기사님들의 편의를 키울 수 있는 방안들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