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가 잠정 중단됐다. 올해 두차례에 걸친 공모에서 대체매립지를 신청한 지자체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시·인천시·경기도와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차 '수도권 광역폐기물처리시설 입지후보지 공모'는 지난 1월14일부터 4월14일까지였지만 당시 응모한 지자체가 한군데도 없어 무산됐다. 이어 5월10일부터 7월9일까지 진행된 2차 공모에도 지원한 지자체가 없었다.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모는 지난해 11월 인천시가 오는 2025년부터 인천 서구에 소재한 현 수도권 매립지를 폐쇄하겠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공모에도 불구하고 이를 신청한 지자체가 없을뿐더러 문의조차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1차 때는 지자체 차원에서 문의가 간간이라도 있었는데 2차 때는 1차보다 완화된 조건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부지면적이 1차 때 220만㎡(실매립면적 170만㎡) 이상에서 2차 때 130만㎡(실매립면적 100만㎡) 이상으로 줄어들고 하루 4000톤을 수용하는 건설폐기물 분리·선별시설 건립 조건도 빠졌지만 소용 없었다. 공모 조건을 충족하는 부지가 많지 않을뿐더러 후보지 경계로부터 2㎞ 이내의 지역에 주민등록상 거주하는 세대주를 대상으로 50% 이상의 동의를 얻은 지역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모 요건에 해당하는 100만㎡ 이상의 넓은 부지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공모를 해봤자 종전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해 3차 공모는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체매립지 재공모에 지원한 지자체가 없음에 따라 환경부와 3개 시도는 생활폐기물과 건설폐기물의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줄이고 소각장 설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생활폐기물은 2026년부터 직매립을 금지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생활폐기물을 소각 후 소각재만 매립할 경우 현재보다 80% 이상 매립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건설폐기물도 생활폐기물 반입 금지 시점에 맞춰 수도권매립지 반입을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직매립 금지 시행에 앞서 소각장 건립을 빠르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소각재는 각 지자체 소각장에서 처리 후 매립지로 보내는 방안이 될지, 매립지에서 일괄 소각할 지 여부는 3개 지자체의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체 매립지를 구한다고 해도 현재와 같이 직매립를 하게 된다면 결국 10년 뒤에 현재와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될 것"이라며 "현재로썬 소각장 건립이 불가피한데, 서울 내에도 이를 건립할 수 있는 후보지가 있을지에 대한 결과가 올해 9월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5년 인천 서구 오류동 소재 수도권 폐기물 매립지 사용 종료를 앞두고 대체 매립지 공모가 두차례 이뤄졌지만 신청 지자체는 한군데도 없는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