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시기를 연내로 점쳤다. 투자자금 확보 여력이 더해진 핵심 자회사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진 만큼, 분사 이후 기존 LG화학 주주가치 제고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신학철 부회장은 온라인으로 열린 간담회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빠르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장을 진행해도 LG화학이 절대적 지분 70~80% 이상을 보유한다는 것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051910)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입지를 구축한 업체다. 지난해 12월 분사한 뒤 지난달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자체적으론 독자적인 자금조달을 통한 투자 확충 등으로 가치 제고를 꾀할 수 있지만, LG화학 입장에선 미래 주력 사업부가 분사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섞인 시선 역시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배터리사업 부분)의 물적분할을 공시화 한 뒤 이틀간 회사 주가는 1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신학철 부회장의 발언 역시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이후 여전히 LG화학이 절대적 지분을 통한 지분 가치 상승이라는 이점이 존재하고, 전지 소재 사업에 여전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14일 온라인으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이 발표한 3대 신성장동력 투자 계획은 신 부회장의 이같은 자신감을 뒷받침 했다. LG화학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친환경소재와 전지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오는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지 소재 부문의 경우 3개 분야 중에서도 가장 많은 6조원을 투입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양극재부터 분리막, 음극 바인더, 방열 접착제, CNT 등까지 폭넓게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3개 분야에 투입되는 투자금액이 해당 기간 LG화학 전체 투자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만큼 전지 소재부문은 투자부문 중심축인 셈이다.
투입되는 자금은 현재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을 오는 12월 착공, 양극재 생산능력을 지난해 4만톤에서 2026년 26만톤까지 끌어올리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양극재 재료가 되는 메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서는 광산 업체와 JV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도 광산, 제·정련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다양한 협력을 적극 추진해 메탈 소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
신학철 부회장은 "전기차용 양극재 수요가 급증 중인 가운데 올해 (양극재) 매출은 지난해 대비 70% 이상 성장할 것이며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전지 소재 공급 고객이 LG에너지솔루션 중심이 되는 것은 발뀌수 없겠지만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 중이며 해외 고객사 생산 거점과 연계한 진출도 검토 중인 만큼 무한한 시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전지 부문에 집중됐던 투자 역시 다른 유망 분야로 확대 가능해졌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았다. 독자 자금조달이 가능해진 전지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전지 소재와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등을 추가 육성할 여력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그동안 LG화학이 창출한 영업이익의 상당분이 전지 부문에 투자돼 왔는데 분사로 투자재원 마련이라는 이점이 생긴만큼 LG화학의 투자여력은 굉장히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