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전년 동기(5716억원)대비 110% 늘어난 1조2002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분기 최고 기록을 쓴 뒤 2분기 연속 1조원대 실적을 시현할 것이란 전망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 호조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 상승에도 석화제품 수요가 늘면서 제품 가격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가전제품, 자동차 등에 쓰이는 고부가합성수지(ABS) 가격은 지난해 2분기 톤(t)당 1100달러 선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2000달러 선을 유지하며 2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2분기 예상 매출액은 10조5118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9351억원) 대비 51.6% 증가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다만 1분기(1조4081억원) 대비 실적은 다소 축소될 예정이다. 배터리 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따른 자발적 시정조치(리콜) 비용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다. 이안나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약 4000억의 충당 부채를 인식할 예정이나 지난 4월 배터리 소송 합의로 SK이노로부터 1조원을 지급받는 만큼 재무적 손익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지속적으로 견조한 가운데 원통형 생산 라인 증설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인 만큼 전분기 대비 외형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도 2분기 연속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대산공장을 재가동하면서 석화 부문 이익이 예상보다 강한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2분기 영업익 전망치는 6098억원으로 전년동기(329억원) 대비 1754% 급증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영업익은 6238억원으로 전년비 189% 증가했다.
다만 대산공장 올레핀 설비 보수에 따라 약 500억~600억원 수준의 기회손실 비용이 반영되고, 국제유가 상승 대비 주력제품인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가격 상승 요인으로 1분기 대비 실적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2~3분기 중국과 한국 신규 에틸렌 크래커 증설 등에 따라 단기적인 모멘텀이 둔화된 것이 맞다"면서도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다시 실적 개선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그룹 사업장.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화는 니트릴부타디엔라텍스(NBL) 등 주력 제품 수요 확대 힘입어 지난 1976년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예상 실적은 전년동기(1201억원) 대비 502% 증가한 7236억원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의료 용품 수요가 늘면서 니트릴 장갑 소재로 사용되는 NBL 가격은 지난해 1000달러선에서 올해 2000달러 선을 넘보고 있다. 금호석화는 NBL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30%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NBL 수요에 대한 전망도 밝다. 니트릴 장갑 수요는 연평균 19% 이상의 고성장을 이어가면서 오는 2024년 약 12조원 시장에 달할 전망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64만톤 수준의 NBL 생산능력을 2023년까지 94만톤으로 47.8%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일부 판매가격 조정 전망에도 불구하고 물량증가와 원가 개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한화솔루션 울산공장 전경. 사진/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은 폴리염화비닐(PVC)과 가성소다 등 석화 부문 호조로 실적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765억원으로 전년 동기(1284억원) 대비 2배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건설용 자재 원료인 PVC 가격은 지난달 11일 기준 톤당 1326달러로 전년(770달러)보다 72% 올랐다. 비누·산업용 세척제 원료로 쓰이는 가성소다 톤당 가격은 1분기 200달러 선에서 2분기 300달러까지 올랐다.
다만 태양광 사업부문 한화큐셀의 경우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전지용 폴리실리콘 공급 축소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4월 초 kg당 16달러 수준에서 6월 27달러 수준으로 약 70%가량 올랐다. 태양광 부문 실적 부진은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미국에서 태양광발전시설을 대상으로 강력한 보조금이 지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장 증설에 따라 보조금을 받게 될 경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