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기존 공판 일정이 늘어지고 새로운 재판까지 추가되는 등 앞으로 공판에 대비해야 할 부담이 한층 더 커졌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삼성 합병 의혹 관련 재판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는 15일로 예정된 10차 공판을 연기했다. 지난 9일 법원행정처 코로나19대응위원회는 코로나19 재확산과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 따라 수도권 소재 법원에 "26일까지 재판기일 연기·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권고했다.
재판부는 지난달부터 매주 한 차례씩 이 부회장 공판을 진행해왔다. 현재 사전에 지정한 다음 기일은 이달 22일이지만, 최근 법원행정처의 권고 내용을 생각할 때 속행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당장 이달 2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서울중앙지법 휴정기가 예정돼 있어 공판 지연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전에 휴정기에도 재판이 진행되는 사례가 있기는 했지만,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최근 수도권 코로나19 상황을 생각할 때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음 일정으로 예정된 다음 달 12일은 돼야 재판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8일 9차 공판이 열린 이후 한 달 넘게 재판 공전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되면 그만큼 앞으로 재판 일정을 다소 타이트하게 진행할 수 있어 피고인인 이 부회장에게도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이 부회장은 다음 달 19일 장영채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판사 심리로 열리는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1차 공판에도 출석해야 한다. 검찰은 애초 이 부회장을 약식기소했다가 정식 재판 절차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이 부회장을 공판에 회부했다. 이 부회장은 다음 달 다른 사안을 두고 서울중앙지법에 연이어 나와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현재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국정농단 뇌물 혐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서울구치소에서 복역 중이다.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며 광복절을 기점으로 사면·가석방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지만, 여전히 들끓는 반대 여론 속에 현재는 잠잠한 상황이다.
사면·가석방 문제를 떠나 삼성 합병 의혹 공판 연기와 더불어 프로포폴 불법 투약 공판까지 이어지면서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피로도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공판에 집중해야 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부담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공판에 이어 새로운 재판까지 진행되면서 공판 부담이 더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