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의원, 각 캠프의 네거티브 공세가 주말까지 이어졌다. 각 후보 측은 표면적으로는 '원팀정신'과 정책 대결을 강조했지만, 속내로는 "먼저 사과하라"라고 주장하면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25일 이재명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 측의 네거티브 공세 중단을 촉구했다. 우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참으로 놀랍고 부끄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원팀정신을 훼손하는 사실왜곡을 중단하라"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경륜과 양식에 손색이 없다고 기대했던 분들로부터 시작된 , '악마의 편집'과 '정치적 공격'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실상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명확히 밝히려 한다"며 "이 의원이 지난해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 이 지사를 방문했을 때 '이 대표가 잘 되는 게 호남과 대한민국을 위해 바람직하다'라는 이 지사의 진심을 기억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낙연캠프 측에서 이 지사의 한 언론 인터뷰를 두고 '지역주의 조장'으로 공세를 펴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서 약점이 많으냐'는 취지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충청하고 손을 잡은(DJP연합) 절반의 성공이었지 않나. (이 전 대표가)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우 의원은 "이 지사의 인터뷰 어디에도 '호남 후보라는 약점이 많은 이낙연 후보'라는 말이 전혀 없는데, 이낙연캠프가 '지역주의 프레임'을 다시 불러내 우리 후보에게 덮어씌우고 있다"면서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훼손하는 망국적 지역주의를 이낙연캠프가 꺼내 들고 지지율 반전을 노리다니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우 의원은 그러면서 "이 의원은 국민과 이 지사에게 사과해달라"며 "이낙연캠픈느 (이 지사를 공격한) 논평을 낸 대변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장했다.
이낙연캠프도 오후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캠프에 네거티브 공세를 중단할 것으로 촉구하고 나섰다.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예비경선 텔레비전(TV) 토론 이후 이 지사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이 의원에 대한 네거티브가 시작됐다"면서 "이 지사까지 직접 네거티브를 하고 있는데, 최근 대선 과정에서 볼 수 없었던 일이고, 앞으로도 이런 일은 없을 정도"라고 성토했다.
신 전 의원은 또 "이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찬성표를 행사했다는 발언이나 '백제 발언' 등은 페어플레이가 아니다"라며 "오죽했으면 노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변호사까지 "노무현을 그만 놓아달라"고 했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신 전 의원은 그러면서 "이 지사는 이제 그만 하시고, 정책과 미래를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며 "더는 이런 논쟁으로 경선을 소모하지 말고, 발언의 진의를 솔직히 인정한 뒤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논쟁을 끝내길 바란다"고 했다.
5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의원이 서울시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텔레비전(TV) 토론회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