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평택에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를 만들고 기후부서를 신설키로 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책을 내놨다. 당내 경선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도 다음달 그린산업 육성 등 관련 정책을 발표키로 했다. 폭염과 장마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대책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6일 오전 수원시 도청에서 평택시와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 조성' 협약식을 열고 "문재인정부에선 그린뉴딜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좀 더 신속하고 강력한 에너지전환이 필요하고, 저탄소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면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될 가능성이 매우 많다"라고 밝혔다.
평택 탄소중립 수소복합지구란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 맞춰 평택항 일대를 수소특화단지-수소도시-수소항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그린뉴딜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사업에서 드러나듯 이 지사는 대선주자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적극적인 후보로 꼽힌다. 이 지사는 18일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공약한 데 이어 22일엔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 대책으로 탄소세를 부과하겠다고도 했다.
기후에너지부 신설은 이낙연 의원의 공약이기도 하다. 이낙연캠프에 따르면 현재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포함한 다양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8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캠프 정책총괄인 홍익표 의원은 "2050년 탄소중립 달성과 국가 온실가스 감축계획에 맞춰 석탄발전소 감축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재원대책까지 포함해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후보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쏟는 건 연일 폭염 등으로 환경과 에너지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진 탓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의 평균 기온은 30도를 넘었고 24일 최고 기온은 36.5도까지 기록했다. 그럼에도 임채원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 따르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환경 만족도가 가장 낮은 나라다. 임 교수는 "OECD 38개국 가운데 대기오염은 한국이 만년 꼴찌, 수질 만족도는 26위"라며 "그간 남의 이야기로 느껴지던 환경정치가 한국에서 가장 민감한 담론 영역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실제 4·15 총선에서도 미세먼지 원인과 대책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야권에선 아직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지 않아 정책 공약 발표가 없는 상황이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기후변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지난 15일 반기문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을 만나 안보와 기후변화 의제에 관해 논의한 바 있다. 원 지사는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제로 체제로 가기 위해 탈석탄과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말했다.
25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7도를 기록한 가운데 여의도 도로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