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정용진의 M&A 승부수…재무부담도 이겨낼까

야구단·W컨셉·이베이·스타벅스 등에 약 5조 배팅
신사업 확대·미래 경쟁력 확보…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모색

입력 : 2021-07-29 오후 5:16:37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업종을 넘나들며 과감한 베팅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유통 최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올해 SK와이번스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W컨셉·이베이코리아 인수, 스타벅스코리아 등에 5조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SSG랜더스 1400억원, W컨셉 2700억원, 이베이코리아 3조4400억원, 스타벅스코리아 4742억원 등 화성 테마파크 부지 8669억까지 포함해 전방위적인 투자다.
 
증권가에선 스타벅스코리아 인수는 연결 편입을 통한 영업이익과 매출 증가로 이마트(139480)의 기업 가치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이마트 생태계 내 엥커 브랜드로서 스타벅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소비자 로열티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그랜드 조선 부산과 그랜드 조선 제주에 이어 지난 5월 서울 강남에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으로 자체 브랜드도 오픈하며 호텔사업에도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조선 팰리스는 이마트의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선보인 특급 호텔로 '레스케이프' '그랜드조선' '그래비티'를 이후 내놓는 4번째 브랜드다. 코로나19로 호텔시장이 위축한 가운데도 신규 호텔을 오픈하며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투자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계열사 간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도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한편, 물류센터 투자 등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한 선제적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베이 인수 당시 정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과도한 투자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세계그룹은 실탄 마련을 위해 부동산 등 유형자산 매각 등을 진행했다.
 
지난 2019년 11개 점포를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임대) 방식으로 매각해 약 1조원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지난해 마곡부지와 올해 6월 가양점까지 매각하며 약 2조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세계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637억원이다. 업계에서는 후속 자금 마련이 절실한 신세계가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일상생활을 신세계 생태계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신세계 유니버스(Universe)’ 구축을 꿈꾸는 정 부회장에게 M&A는 압축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면서 "적자를 감내하면서 장기적으로 살아남느냐가 관건인데,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 잡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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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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