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몸집을 키우던 보험사들이 돌연 대출 고삐를 죄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 0.8%p, KB손해보험 0.16%p,
현대해상(001450) 0.3%p 등 주요 보험사들이 일제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상향했다.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가계부채 증가세를 집중적으로 억제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우대금리 형식으로 제공하던 할인 혜택을 축소하면서 금리를 올리고 있다.
보험사의 금리 책정 기준도 금리할인 축소에 영향을 끼쳤다. 은행권은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으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활용하는 반면, 보험사는 국고채를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한다. 최근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의 주담대 금리도 동반상승하고 있단 것이다.
그간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주담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보험회사들의 대출채권 잔액은 2조1000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은 1000억원 감소한 반면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은 각각 1조6000억원, 3000억원 늘었다.
보험사의 주담대가 증가한 이유는 당국의 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크다.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이 대출을 조이기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금리가 낮은 보험업권에 수요가 몰린 게 주효했단 평가다.
특히 보험사의 '우량 보험 계약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권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고, 전 금융권에서 부동산담보대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월한 보험업계에 고객층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사들의 주담대 금리 할인 축소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이 예고한 대로 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보험사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현재 은행권은 DSR 40%를 적용하는 반면, 보험사 등 비금융권은 DSR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때문에 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세는 주춤해졌지만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커졌단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대출창구 한 장면.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