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한나라당 입당 동기였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9일 서울시청에서 만났다.
대권 도전을 위해 최근 제주지사직을 사퇴한 원 전 지사는 이날 오 시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진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 후보로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마당에 인사도 할 겸 왔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2000년 오 시장과는 2000년 1월 한나라당 입당 동기로 당시 30여명의 개혁소장파 모임을 결성했었다"며 "모든 고비 때마다 보수정당의 개혁정치 흐름 같이 해왔고 2005년 서울시장 선거 때 개혁소장파들이 힘을 합쳐서 경선에서 승리를 이뤘던 일이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는 이어 "개혁소장파로의 초심을 살리되 이제는 단순한 개혁파가 아니라 서울시와 대한민국의 중심 운영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힘을 합쳐 나가자고 했다"며 "시장으로서, 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로서 각자 열심을 다하기로 했고 회포를 풀며 의기투합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원 전 지사는 오 시장과 부동산,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부동산을 비롯한 문재인 정권의 정책 실패로 분노하고 있는 국민들, 특히 젊은 세대의 민심을 잘 받들어서 집값 문제 잘 대처하자는 말을 나눴다"며 "행정적으로는 집값 문제와 코로나19에 대한 대처, 정치적으로는 국민의힘이 새로운 국가비전과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자고 했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오 시장과 자영업자 영업제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오 시장과 이에 관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눈건 아니지만, 오후 6시 이후 사적모임 제한 인원을 2인까지만 허용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 확진자들이 많이 발생하는 곳들은 음식점이나 카페가 아닌 방역당국의 사각지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많은 집단적인 회합 장소들"이라며 "그런 점에서 자영업자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영업제한령은 눈 가리고 아웅인 방역정책"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원 전 지사는 "(오 시장은) 선거법상 중립을 지켜야 할 법적 의무를 가진 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특정인을 지지하는 등 선거운동으로 해석될 수 있는 행위는 할 수가 없다"며 "그러나 오 시장과 저는 보수정당의 개혁, 국가 미래 비전이란 의미에서 초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원희룡 전 제주지사(왼쪽)가 9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시장(오른쪽)을 만나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