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정부의 5차 재난지원 지급에 발맞춰 경기도민에게 100% 재난지원금(경기도 기준 3차 재난기본소득)을 주기로 했다. 정부 지원대상에서 빠진 사람들에게까지도 지원금을 지급, 중앙정부의 행정공백을 줄이고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 지사는 경기도가 재난지원금을 개별 지급한 것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듯 이를 해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는 모습도 보였다.
13일 이 지사는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비대면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이고, 4차 대유행과 휴가철 이동이 맞물리면서 확진자가 연일 2000명대를 오르내린다"라면서 "도내 시·군과 도의회 건의를 바탕으로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의 당위성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당정청회의를 통해 5차 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88%까지 선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고양·광명·안성·구리· 파주시 등 5개시가 도청에 도비 50% 부담을 전제로 '모든 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라고 건의했다. 이어 31개 시·군이 참여하는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에서도 도비 80% 부담과 모든 도민 지급을 요청했다.
이 지사는 "도의회의 요구에 따라 재원은 원칙적으로 도가 90%, 시·군이 10%씩 부담하고, 수원·용인·성남·화성·시흥·하남시 등 교부세액이 중앙정부 몫 매칭액에 미달하는 곳에는 예외적으로 도가 부족액을 100% 보전한다"면서 "모든 도민에 지급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군은 자율판단에 따라 시·군 매칭 없이 90%만 지급하는 것도 허용한다"라고 했다.
또 시·군의 재정적 어려움을 고려해 초과세수에 따른 도의 조정교부금 약 6000억원을 시·군에 조기 배분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각 시·군이 부담하는 예산은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2조9600억원의 10%인 2960억원이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은 단순한 복지정책이 아니라 도민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고, 사용처와 사용 기간이 제한된 지역화폐로 지급해 우리 경제의 모세혈관인 골목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경제정책"이라면서 "재난지원금을 집행하면서 재정 때문에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도민들을 도가 추가지원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정부정책을 보완 확대하는 것으로, 지방자치의 본지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지사는 이번 발표에서 경기도가 3차에 걸쳐 재난지원금을 개별 지급한 것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의식한 듯 이를 해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 지사는 "현재까지 부동산 거래세, 지방소비세 등 도의 초과세수가 1조7천억 원에 이르는데, 경기도 몫으로는 모든 도민 지급을 하고도 남는다"면서 "지방채 발행이나 기금차입 등 도민부담 증가는 전혀 없고 기존 예산에 손댈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님께서도 연초 기자회견에서 중앙정부 지원정책과 별도로 지방정부가 자체로 지원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바 있다"라며 "일각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을 못 받는 지역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경기도의 결정을 비판하는데, 지방자치의 특성상 지방정부의 정책에 따라 다른 지역과 차이가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자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무시하는 것은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일"이라며 "여당 일각에선 경선을 앞두고 경기도가 매표행위를 한다고 말하는데, 당정청이 결정한 정부의 재난지원금도 매표행위인지 묻고 싶다"라고 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출마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 라이브 커머스 '더 민: 정책마켓'에서 기본소득 정책 세일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