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카자흐스탄과 한국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까마득한 고대 시기부터 실크로드를 통해 문화를 주고받았다"며 "연대와 협력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소중한 지금, 두 나라 기업과 정부가 손을 맞잡고 상생번영의 미래를 향해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주요 경제인 간담회에서 "코로나에 맞서는 힘이 '연대와 협력'에 있듯이 경제 재건의 열쇠 또한 얼마나 잘 협력하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 간담회가 양국의 경제 협력을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92년 수교 이후 양국은 활발한 경제 교류를 이어왔다. 한국의 카자흐스탄 투자는 210만불에서 40억불로 늘어났고, 천만 불에 그쳤던 교역 규모도 2019년 40억 불을 넘어섰다"며 "그러나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상호보완적 경제구조와 공통의 목표를 가진 두 나라가 더 긴밀하게 협력한다면 훨씬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은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독립 30년 만에 눈부신 성장을 이뤘고, 2050년 세계 30대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산업 다변화와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에 힘쓰고 있다"며 "한국의 뉴딜 정책과 경제 발전 경험, 기술력을 함께 나눈다면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도약에 추동력을 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도 카자흐스탄과 함께 더 멀리 뻗어 나갈 수 있다"며 "유럽과 중동, 아시아의 교차점에 자리한 카자흐스탄은 '누를리 졸' 정책을 추진하며 교통과 물류, 에너지, 산업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의 신북방 정책과 결합한다면 양국 경제 발전은 물론 유라시아의 공동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중앙아시아 최초의 민관 합작 투자 프로젝트인 '알마티 순환도로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며 "두 나라 기업이 합작 설립한 알마티 자동차 공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고, 한국의 PCR 진단 기업이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코로나 대응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전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투자 유치에 집중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우리 카자흐스탄의 자체적인 내부 시장이 1900만명이지만 또 유라시아경제연맹의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그런 기지가 될 수 있다"며 "아시다시피 총 시장 규모가 1억8000만 명입니다. 그리고 중앙아시아 면세, 무역과 결합된 현대의 법률, 세금 및 금융 시스템은 카자흐스탄을 이 지역의 사업을 위한 아주 이상적인 그런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G 부분에도 관심이 있다"며 "국가 에너지 분야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석유, 가스, 기계학, 조립 분야에 잠재력이 있다"며 "대규모 유전 및 가스전을 위한 프로젝트들이 준비되고 있고, 석유 장비 및 예비 부품 생산 국산화 프로젝트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제가 말씀드린 것은 전부가 아니다"라며 "더욱더 많은 잠재력이 있는 방향들이 있다. 대통령으로서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원을 계속 해드리겠다. 양국 간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 측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관계자와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 주시보 포스코인터 사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김규영 효성 대표, 고동현 동일토건 대표, 유정열 코트라 사장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국빈 방한중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경제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