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송지효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2001년 잡지 표지 모델로 데뷔를 한 그는 영화 ‘여고괴담 3: 여우계단’ ‘색즉시공2’ ‘쌍화점’ ‘성난 황소’ ‘침입자’, 드라마 ‘궁’ ‘응급 남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우리, 사랑했을까’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송지효 하면 ‘런닝맨’에서 보여준 털털한 이미지로 기억을 한다. 2010년부터 11년째 출연 중인 ‘런닝맨’. 송지효는 그런 ‘런닝맨’ 덕분에 배우로서 자신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TVING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대가가 담긴 소원을 파는 마녀식당에서 마녀 희라(송지효 분)와 동업자 진(남지현 분), 알바 길용(채종협)이 사연 가득한 손님들과 만들어가는 소울 충전 잔혹 판타지다. 송지효는 극 중 속내를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 빠져드는 묘한 매력의 소유자로,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의 요리를 만들어주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마녀 조희라 역을 맡았다.
송지효는 조희라 역할을 맡아 화려한 의상, 강렬한 메이크업 등으로 외적인 변신을 했다. 그는 “마녀라는 게 낯설고 외모적으로 화려해야 했기 때문에 걱정이 됐다”며 “최대한 마녀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스태프도, 감독님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성격상 외모적인 부분은 스태프에게 믿고 맡기는 타입이다. 스태프들에게 ‘너희들의 꿈을 펼쳐보라’고 이야기를 하고 해보고 싶은 걸 다하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정말 하고 싶은 걸 다했다. 내가 소화하기 버거운 것도 많았다. 무엇보다 해보지 않은 스타일이라 불편하고 나한테 어울릴지 의심이 들긴 했다”고 밝혔다.
송지효는 조희라의 화려함을 위해서 색감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일리스트들이 색감에 신경을 많이 썼다. 손톱 색깔도 옷 색에 맞췄다. 장신구 하나에도 디테일하게 신경을 썼다”며 “스타일리스트들이 눈동자 색깔도 바꾸길 원해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서 너무 렌즈를 낀 티가 나지 않은 자연스러운 진짜 사람 눈동자 같으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이 나는 렌즈를 찾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송지효는 이러한 부분들을 제작진이 신경을 써준 덕분에 조희라라는 캐릭터가 완성이 됐다고 말했다.
마녀 식당으로 오세요 송지효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송지효는 자신이 연기한 조희라에 대해 70점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멀티가 안 돼서 작품 하나를 하면 다음 작품을 읽지 못한다. 전작을 하고 있던 중간에 읽었을 때 자세히 읽지 못했지만 제목 자체만 듣고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보지 않은 장르고 캐릭터라서 무겁지 않고 가볍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하던 작품을 끝내고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희라라는 캐릭터에 잘 어울리고 싶었다”며 “막상 현실은 글과 생각하고 표현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표현하는 건 차이가 있더라”고 아쉬워했다. 더불어 “마녀 캐릭터가 서양 캐릭터다 보니까 많은 분들에게 낯설지 않게 익숙한 포인트가 있었으면 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다 보니까 갈피를 못 잡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어떻게 해야 마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에 갇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조희라가 현실적이지 않지만 현실 세계를 살아왔다 보니 갈피를 못 잡았다.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잘 잡아주고 이해시켜줬다”며 “그래서 지금은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식당을 찾은 손님들이 각자의 사연을 품고 있다. 송지효는 “사랑, 친구, 취업, 모정 등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그중 이원희 선배님의 이야기가 마음이 아팠다. 아무래도 어머니와 이야기다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오는 사연들이 일상적이고 유사하게 겪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며 “그런 부분들이 공감이 되고 마음을 아프게 했다”고 밝혔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공감한 사연으로 희라의 과거를 꼽았다. 송지효는 “내가 생각했던 희라의 서사는 단순히 한 남자를 사랑하고 배신 당했다기 보다는 희라가 엄마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희라에게는 전부였던 사람의 모든 것이 거짓이라는 배신감이 가장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이 인간에 실망하고 가슴 아픈 상처가 얼마나 크면 저렇게 저주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희라의 사연이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다”고 말했다.
마녀 식당으로 오세요 송지효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TVING에서 서비스가 되는 드라마다. 송지효는 기존의 플랫폼이 아닌 OTT 플랫폼에서 첫 작품이 어색하다고 했다. 그는 “OTT가 처음이라서 부담스러운 건 아니다. 언제나 작품이 공개가 되면 부담이 온다. 하지만 OTT라서 피드백 부분을 체감할 수 없어서 걱정이 됐다”며 “심지어 드라마가 끝나는 과정인데 체감이 안 됐다. 아무래도 처음 해보다 보니 이런 것들이 낯선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지효는 “OTT에서 반응을 어떻게 봐야할지 잘 모른다. 댓글도 잘 안 보는 편이다”며 “그런데 주변에서 화려한 게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해줬다. 그게 가장 큰 칭찬이었다”며 “화려함이 익숙하지 않고 내가 거부를 하는 게 있었는데 3개월 동안 화려한 모습을 소화 했다는 것에 나 스스로도 칭찬해 주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그만큼 대중에게도 ‘런닝맨’에서 보여준 송지효의 가식 없는 털털함이 익숙하다. 그는 그런 ‘런닝맨’ 덕분에 자신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고 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을 하기 전 다크한 분위기가 강했다. 그런 작품, 장르를 주로 해서 그런 것 같다”며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친근한 이미지가 생기고 다양한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런닝맨’ 때문에 배우로서 잃은 건 별로 없다. 오히려 얻은 게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송지효는 데뷔할 당시 저음인 목소리 때문에 캐스팅이 안 됐다고 했다. 그는 “다크한 이미지에 목소리까지 저음이었다. ‘목소리가 왜 그러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톤을 높여 보기도 하고 말투도 바꿔 보려고도 했다. 더구나 당시에는 흐름 자체가 밝고 통통 튀는 여배우들이 주목 받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송지효의 저음이 마녀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고 호평을 했다. 송지효는 “목소리 때문에 꾸중을 많이 들었는데 잘 어울린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지효는 20년을 달려오면서 달라진 것에 대해 마음과 시야라고 했다. 그는 “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고 주변 사람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과 시야가 넓어진 것이 달라진 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그런 것보다 내 감정이 앞서고 소중했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
끝으로 “더 열심히 많이 느끼고 공부하고 표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앞으로 얼마나 일을 할지 모르겠지만 내 관리를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물론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마녀 식당으로 오세요 송지효 인터뷰. 사진/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