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보도에 연루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낸 정정보도·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장석조)는 최근 이 전 부장이 노컷뉴스 운영사 CBSi와 논설실장, 기자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등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컷뉴스에 정정보도를 게재하고, CBSi와 논설위원이 공동으로 3000만원, CBSi와 기자가 공동으로 1000만원을 이 전 부장에게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노컷뉴스는 지난 2018년 6월 21일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관여 사건의 핵심 인물 가운데 한 명인 이 전 부장의 미국 주소가 파악돼 그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이 전 부장이 식사하는 모습과 차량 사진이 포함됐다.
기사에는 "국정원이 '시계 수수 의혹'을 받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키우려는 목적으로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에 이 전 부장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도 실렸다.
같은 달 논평에서는 이 전 부장이 2017년 10월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가 논두렁 시계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도피성 출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고 적었다.
이 전 부장 측은 국정원이 시계 수수 의혹을 언론에 흘리는 데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은 기자가 보도에서 언론에 정보를 흘린 주체를 국정원으로 적시했고, 기사 하단에 국정원 간부가 "고가 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라"고 말했다고 기재돼 허위 보도로 보기 어렵다며 이 전 부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2심은 이 전 부장이 국정원 간부로부터 시계 수수 의혹 흘리기 요청을 받은 점은 인정되지만, 이 전 부장이 이 내용을 언론에 흘리는 데 관여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봤다.
천성관 차기 검찰총장 내정에 사의를 밝힌 검찰 간부들의 퇴임식이 잇따라 열린 지난 2009년 7월14일 오전 서울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퇴임식을 가진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