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의 시기와 규모에 대해 청사진을 내놓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등 경제 회복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섣불리 통화 긴축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미국 연준의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25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나란히 최고치를 새로 썼다. S&P지수는 올해 들어 51번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 증시의 고공행진은 시장이 최근 델타 변이 등에 따른 코로나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조절한다는 쪽에 기울어진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잭슨홀 미팅에 주목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저명 학자들이 매년 머리를 맞대는 행사다.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연설에 나서는 만큼 그간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최소한의 힌트라도 줄 것으로 예측돼 왔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할 가능성은 작아지고 있다. 델타 변이 등에 따른 코로나 상황이 변수로 작용했다. 연준이 테이퍼링 시작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물가·고용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진 듯 보이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며 연준이 뚜렷한 답을 내놓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월가 전문가들도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참석자가 연내 테이퍼링 시작을 지지한 바 있다. 그 때만 해도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다.
잭슨홀 심포지엄보다는 9월 FOMC 회의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컨설팅회사 RSM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폭스비즈니스에 "시장이 갈망하는 테이퍼링의 시기, 규모, 로드맵에 관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아마도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도 뉴욕타임스(NYT)에 "2∼3개월 전만 해도 잭슨홀에서 완전한 테이퍼링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는 사람들이 경제 전망과 씨름하고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도 막판에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하고 하루짜리 온라인 행사로 급변경하면서 이러한 분위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5일 미국 뉴욕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백신 거부자가 늘어난다면 코로나 확산세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한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