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주춤하고 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던 다우지수는 3거래일 연속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앞두고 있는 테이퍼링 우려 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우려와 중국발 IT기업 규제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소식이 나온 1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 7월23일 3만50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으나, 한달이 되지 않아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와 나스닥은 최근 1%대 안팎의 큰 하락폭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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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를 흔드는 첫 번째 요인은 코로나19 재확산이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전망하며 경제 성장률 전망이 불투명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델타변이확산으로 외식, 여행 등 서비스 분야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의 3분기 GDP 전망치를 9%에서 5.5%로 낮췄다. 미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영국 컨설팅 회사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도 3분기 GDP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발 규제가 엄습한 빅테크 기업도 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최대 수혜주로 꼽힌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중국 정부의 규제와 실적 부진이 겹쳐지며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코로나가 창궐했을 당시 알리바바는 온라인 쇼핑 이용이 급증하면서 이익이 상승했다.
그러나 중국이 두 기업을 타깃으로 반독점과 데이터 보안 규제 등 이들 기업에 악재가 쏟아졌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코로나 이후 급등하면서 지난해 10월 역대 최고치인 319.32를 기록했지만, 이후 크게 하락하며 19일 현재 160.55를 나타냈다. 고점 대비 49.7% 추락한 것이다.
윈스턴 마 뉴욕대 로스쿨 겸임교수는 “중국 기술기업들이 어떤 비용과 책임 없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며 “개인정보보호법이 (기술기업을 겨냥한) 다른 규제와 결합하면 이들의 성장 속도는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테크기업 규제로 지난달 전 세계에서 1조달러의 중국 주식 가치가 사라졌다”며 “새로운 규제 아래에서 이들 기업의 성장세가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 당국은 해외 투자자들이 얼마나 큰 손실을 보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 있는 알리바바그룹 본사에서 직원들이 출입구를 지나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