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학생들이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달라지지 않는 대학의 '불통 행정'과 등록금 인상 시도, 교육부의 획일적인 대학 평가 등이 겹쳐 학생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 대학 학생회들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 스터디룸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대학의 통보식 행정,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의 학생 부담 무시를 규탄한다"며 "교육부는 코로나·등록금엔 자율성, 재정 지원에는 통보를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학들이 수강신청 기간이 돼서야 대면 강의 여부를 ‘통보식’으로 결정하고 관련 공식 회의체에서 학생을 배제하는 현실을 토로했다.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인 이주원 전대넷 의장은 "한국외대 코로나19 비상대책위의 경우 교수위원들이 ‘학교 내부 회의 내용이 밖으로 나가선 안된다”는 이유로 학생 대표 퇴장까지 회의 참여를 보이콧했다"면서 "학생을 외부인 취급하는 대학 본부와 학교, 학생 소통 정책의 후속 확인 작업 조차 하지 않고 있는 교육부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최근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 탈락 대학의 학생들도 참여했다. 학생들은 대학기본역량진단이 탈락 대학의 국고 지원을 줄이고 낙인 효과를 줘 결과적으로 학생의 고통을 가중시킨다고 비판했다. 김지원 성신여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독된 발언문에서 "오늘의 선정 대학은 내일의 미선정 대학일 뿐"이라며 "‘권역별 평가’ 방식은 수도권 역차별과 비수도권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점수 산출 근거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지 않으니 '과연 무엇을 위해 이의신청이 존재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학생에게 책임과 피해를 전가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선 계원예술대 부총학생회장도 "예술 현장의 여건과 특성, 고용 형태 등을 고려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예술을 상업의 일종으로만 바라보는 평가 방식을 계속 적용한다면, 예술대학생들이 이런 '검열'에서 도태돼 한국 예술의 전반적인 문제가 악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학생들은 대학기본역량진단을 빌미로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려는 시도도 규탄했다. 전대넷은 "대교협이 '대학의 등록금 산정 자율권 행사' 의지를 밝혀 학생에게 더 큰 분노를 안겨줬다"며 "전대넷의 인식조사에 따르면, 학생 91.9%는 여전히 실질적 반값 등록금 도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가 26일 서울 종로 스터디룸인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도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