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교육 정책은 100년 대계를 세운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공약을 들여다보면 정세균 '교육부 폐지', 이낙연 '과학기술 인재 양성', 추미애 '디지털 문해력 확장'으로 차이가 드러난다. 박용진 후보는 다음주 학생부 종합전형 공약 발표에 심열을 기울이고 있다.
정 후보는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를 폐지를 선언했다. 정권에 따라 흔들리는 교육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지난 7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법이 통과된 만큼 국가교육위원회가 그간 교육부가 수행해온 교육비전, 교육과정, 교원정책, 대입정책 등을 결정한다.
구체적인 공약으로는 인재혁신부 신설, 시도교육청의 유초중고 교육 전담, 다양한 학제 개편 허용, 취약연령 만5세 하향을 첫 손에 꼽는다. 또 국가돌봄청 신설 추진, 고등교육 재정 확대를 제시했다. '학교를 품은 아파트'(학품아)를 조성해 재정 부담 없이 미래학교를 확대한다는 자신만의 교육공약도 강조했다.
정 후보는 "디지털환경, 친환경에 교수학습 혁신을 더한 미래학교를 추진할 것"이라며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익숙한 교육시스템마저 과감하게 버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강조한다. 핵심은 과학기술 교육체제를 전면 개편해 장기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과학 기술 인력을 확충한다는 구상이다. 고교 필수 교육과정에 이과 교육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반도체·인공지능(AI)·미래차·배터리·로봇 등 코어테크 기술 중심의 확대를 제시했다.
지방 혁신도시에 과학고등학교 추가 설립도 화두로 꺼냈다. 고등학교 뿐만 아니라 지역거점 국립대의 학과와 정원 역시 확대 개편해 정보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고등학교, 대학, 기업, 국가로 이어지도록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과학 기술 전쟁은 생존은 담보로 하는 만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과감한 선제폭격 전략을 통해 테크전쟁에서 승리해 대한민국을 4차산업혁명 선도국가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추 후보는 '디지털 문해력 확장' 교육 혁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이 여전히 천편일률적인 대량생산 시스템과 입시형 시스템의 교육에 집중돼 있음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현재 공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에 불과한 정보교육 비중을 획기적으로 확대한다는 공약이다.
또 정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중학교와 고등학교 기준으로 1개교 1명의 정보교사 배치를 의무화한다는 계획이다. 정보교사 인력이 필요한 만큼 국내 교육대학에 초등컴퓨터교육 전공을 함께 강화한다는 목표다.
추 후보는 "디지털과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학문 패러다임은 인문지성과 과학 문해력이 결합되는 교육체계의 발전에 달려 있다"며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사고, 수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디지털로 세상을 접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문해력을 갖추게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오는 31일 교육 공약을 발표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후보는 사교육비 문제나 입시 혼란 등 교육 기회의 격차를 최대한 없애기 위해 학생부 종합전형 개혁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그간 박 후보는 교육 혁신의 세부적 방안으로 교원평가제 강화를 주장해왔다. 현행 교원평가제는 보상이나 제재, 인사와 연계돼 있지 않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는 만큼 실효적 제도로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초학력보상제의 전면 시행도 세부 공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박 후보는 지난 5월 진행한 '박용진의 교육혁신과 아이들이 행복한 나라' 세미나에서 "시범 운영되는 제도를 전면적으로 운영하자는 것"이라며 "중고등학교에서 더 필요한 제도로 학생 개인별 특성에 맞는 교육이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교육 정책은 100년 대계를 세운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왼쪽부터) 송영길 당대표, 박용진, 추미애, 이낙연, 정세균, 이재명, 윤호중 원내대표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